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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아름다워, 서울 브루어리 이수용

ㅅ스타그램 프로젝트 no.73

1. 사람 이야기만 하는 ㅅ스타그램 프로젝트입니다. (인스타가 메인, 브런치는 거들뿐)
2. 카카오 100일 프로젝트에 맞춰, 100일 동안 사람 이야길 합니다. 오늘이 73일째.
3. 우리는 대개 누군가 만든 길을 따라갑니다.
4. 그 길이 '대로' 일수도 있고, 인적 드문 '골목길' 일수도 있습니다.
5. 그러다 내가 길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꼭 그러하길 바랍니다.
6. 이 프로젝트는 내가 길을 만들기 전, 다른 이의 길을 살펴봅니다.
7. 그들 역시 웃고, 울고, 가라앉고, 상승하길 여러 번. 당신만 그런 건 아닌가 봅니다.
8. 힘내세요, 당신.

[ㅅ스타그램의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thankumyfriends/  ]


1. 이름과 사회(일) 몇 년차인가요?

이수용 17년 차


2. 어떤 일을 해 오셨고, 지금 일터에서 당신의 역할을 소개해 주세요.

대학 때 건축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경영을 전공했습니다. 마흔 중반부터 사업을 시작하셔서 지금까지 하고 계신 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도 그쯤 되면 내 사업을 하겠거니 생각하며, 내가 관심이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해왔습니다. 대학 졸업 후엔 군대 대신에 건설회사에 들어가 군대보다 더 빡세게(선임이 그러더군요 군대가 덜 빡센데 왜 왔냐고) 현장에서 약 3년간 근무했고, 대학원 졸업 후엔 지구 환경에 이바지하는 일에 꽂혀 신재생에너지 해외 사업개발 회사에서 디벨로퍼로서 약 4년간 일을 했습니다. 거의 중국에서 술독에 빠져 지냈습니다. 


2008년 리먼사태 이후 국가부도 사태 등으로 프로젝트가 점점 줄어들던 와중 리스크 매니지먼트 일에 대한 제의가 들어와서 리스크 매니지먼트 컨설턴트로 일하다가 남이 권해준 일은 역시 잘 안 맞아 반년 정도 일하고 평소부터 관심이 많았던 돈이 굴러다니는 부동산 분야의 컨설팅 회사로 이직하여 약 3년간 프로젝트 개발, 매니지먼트, 컨설팅을 했습니다. 그 이후 회사를 그만두고, 돈이 없어 술을 만들어 마시다가 결국 술 만드는 일을 해보기로 결심하고, 2017년 6월부터는 '서울브루어리'라는 브랜드로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3. 지난 3년, 가장 잘 한 일과 그 이유는?

회사를 그만두고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800km를 걸으며 긴 시간 동안 처음으로 나 자신에 대해 집중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가지 뚜렷해진 건 ‘나는 나를 버리고 다른 사람이 될 수 없구나’였습니다. 끊임없이 나를 바꾸려 노력했는데 나를 인정하고, 사랑하고, 단점을 개선하지만 장점에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4. 삶에 있어 아쉬웠던/안타까웠던(실수, 실패 등) 일이 있었을 텐데요, 어떤 것이고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거의 매일같이 크고 작은 실수와 실패를 경험하고 삽니다. 극복하는 방법은 그 실수와 실패에 집중하여 부정적인 에너지를 쓰는 것보다 그 걸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겁니다. 똑같은 실수와 실패를 안 하려 하지만 결국 반복되고 또 생기게 마련이거든요. 



5. 슬럼프에 빠진 친구/지인을 보면, 어떤 조언을 해 주고 싶나요?

저도 가끔 정신 못 차릴 정도의 슬럼프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한참 바닥으로 치닫다가 ‘아 정신 차리자. 다 지나갈 거야!’ 하고, 지금 내가 없는 것에 집중하여 불행하기보다 지금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려고 노력합니다. 인생이란 폭풍우가 지나가가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퍼붓는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하잖아요? 과거의 과오를 보며 불행해지거나, 미래의 걱정을 생각하며 불안하기보다, 현재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여 평안해 지기 위해 노력하려 합니다. 그러나 노력은 노력일 뿐 뜻대로 잘 안 되는 거 아시잖아요? 


6. 삶에 흔들리는 지인들에게. 드라마, 책, 영화, 음악, 뮤지컬, 연극, 미술, 사진 등 이건 꼭 (들어)봐~ 하며. 추천하고 싶은 건? 왜요?

저는 개인적으로 음식도 그때 그때 땡기는 음식을 먹듯이 문화생활도 땡기는 대로 하시길 추천드립니다. 그때 그때의 생각과 감정에 따라 좋고 나쁨이 상대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책을 보고 싶으면 서점 가서 뒤적거리다가 땡기는 거 하나 골라잡고 앉아 읽고,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싶을 땐 넷플릭스 들어가서 땡기는 대로 보고, 뮤지컬, 연극, 미술, 사진이 보고 싶으면 예술의 전당이나 대학로 가서 땡기는 걸로 보는 게 좋더라구요. 그래도 영화 하나 추천하자면 인생은 아름다워입니다.  



7. 당신의 생각과 행동에 영감/영향력을 주는 사람들 중 다른 분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1명을 생각해 보세요.

이런 질문받을 때마다 과연 위인들과 대단한 업적을 이룬 인물들이 나한테 그만한 영향력을 주었는가? 생각하게 됩니다.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제가 힘들 때마다 생각나서 저를 스스로 바로 잡게 만들어 주시는 분은 돌아가신 저희 할아버지입니다. 할아버지는 몰락한 양반집 둘째로 태어나셔서, 부유했던 양반의 때가 벗기지 않은 형님과 부모님을 모시고, 본인의 가난함을 인정하고 열심히 묵묵히 농사를 지으시며 집안을 일으키셨다고 합니다. 맞벌이하셨던 부모님 대신에 어린 시절의 저를 많이 아끼고 사랑해 주셨고, 좋은 친구가 되어주셨습니다. 부지런하셨고, 따뜻하셨고, 솔선수범하시는 할아버지를 가족들, 주변분들 모두가 좋아했고, 저 또한 그런 인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8. 당신이 지향하는 삶의 가치는?

밸런스와 즐거움이에요. 세상을 떠날 때 ‘아 잘 즐기다 간다’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9. 만약 지금 하는 '일'과 '다른' 일을 하고 있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왜 그일 인가요?

와이너리, 전통주, 막걸리 양조장도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가장 매력적이기도 했고, 현실적이기도 했던 양조장이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이었구요. 술은 해보고 싶었던 아이템이기 때문에 다른 술 만드는 일을 해봤을 것 같아요. 



10. 당신이 가진 여러 힘들 가운데, 어떤 힘이 센가요?  

이름과 같이 수용성? 뭐든 잘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습득력도 빠른 편이고요. 뭘 해도 태연해 보여서 사람들이 참을성으로 좋다고 받아들여 주시기도 하구요. 힘들어도 힘든 티가 잘 안 나고, 긴장해도 긴장한 티가 잘 안 나고, 피곤해도 피곤한 티가 잘 안 난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엄청 즐거워도 그 정도 티가 안 난다는 건 함정이네요. 


11. 20대(사회 초년생) 당신과 지금의 당신, 생각(가치관 등)의 어떤 부분이 (크게)달라졌나요?

20대 초반까지는 주관 없이 별생각 없이 살았어요(지금도 별생각이 없긴 하지만…). 시키는 거 하고, 정해진 틀에서 살았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한번 사는 내 인생 내 마음대로 살자.’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게 되었고, 더욱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늘 생기더라고요. 경험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죽을 때까지 그 과정이 반복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12. 당신은 무엇에(or 언제) 보람을 느끼나요?

성취감에서 보람을 느끼는데 크고 작은 성취감은 다양한 곳에서 오는 것 같아요. 다만 그 성취감을 느끼고 받아들이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작은 성취감을 지속적으로 느끼지 못하면 큰 성취감도 잘 못 느낄 것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저는 특히, 나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 웃는 모습, 행복한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낍니다. 또는, 제가 먼저 살아서 조금 먼저 알고 있는 부분을 나누어줬을 때 도움이 되었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래도 요즘같이 어려울 시기엔 사업이 잘된다면 확실한 보람이 될 것 같네요. 



13. 인생 후반전(50세 전후)이 있다면, 당신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인생 후반전에 현재 계획대로 흘러간다면, 몇 년간 전 세계를 여행하고 싶어요. 여행 기록과 생각, 감정에 대한 글도 써보고 싶고요.


14. 13)번 질문에 이어, 그것을 위해.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게 있나요?

떠날 마음의 준비를 합니다. 돈은 아직 준비가 안되네요 흑



15. (좋은, 작은)습관이 있다면? 

좋은 작은 습관들이 많이 없는 것 같긴 한데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보다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그나마 쓸 수 있는 것 같네요. 가지고 싶은 습관으로는 일찍 일어나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운동으로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술 안 마시고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16. 누군가에게 강의를 '해야' 한다면, 어떤 노하우(or 인사이트 / 경험)를 전달하고 싶나요?

제가 하던 일에 대한 강의는 좀 했었어요. 하지만, 지금 만약 강의를 해야 한다면, 지식을 공유하는 강의보다 ‘인생,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가?’ 에 대한 생각과 감정 나눔, 토론을 하고 싶어요. 근데 엄청난 내공이 필요하겠는데요?



17. 당신은 지금 어떤 키워드로 기억되고 싶나요?

기억되고 싶지 않은데 어떻게 하죠? 굳이 만들자면, 만나면 즐거운 사람? 편안한 사람? 밸런스가 좋은 사람?


18. (신이 지금 나에게) 1년의 시간을 '보너스'로 준다면, 무얼 가장 하고 싶나요? 왜 그걸 하고 싶나요?

13번 답변과 같습니다. 낯선 곳으로 긴 여행을 떠나고 싶네요.



19. (자문자답) 스스로 질문하고, 답해 주세요. 이 질문을 듣고 싶고, 그에 대한 답은?

Q: 인류가 화성으로 이주해야 한다면 가시겠어요?  

A: 끝까지 지구를 지키겠습니다. 지금부터 잘 살게요~


20. 요즘 당신이 몰입하고 있는 건 무엇인가요? 그것이 잘 되면 어떤 결과를 기대하시나요?

요즘 아무것도 몰입이 잘 안됩니다. 큭. 현재 합정동에 있는 양조장이 작아 확장하고 싶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에 좋은 물건을 알고 계시다면 연락 주세요~!! 


21. (마지막) 당신의 이야길 읽는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한 잔이 땡기신다면,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연락 주시고 서울브루어리로 오세요!!



이상입니다. 인터뷰에 응답해 준 이수용 님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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