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람 이야기만 하는 ㅅ스타그램 프로젝트입니다. (인스타가 메인, 브런치는 거들뿐)
2. 카카오 100일 프로젝트에 맞춰, 100일 동안 사람 이야길 합니다. 오늘이 100일째.
3. 우리는 대개 누군가 만든 길을 따라갑니다.
4. 그 길이 '대로' 일수도 있고, 인적 드문 '골목길' 일수도 있습니다.
5. 그러다 내가 길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꼭 그러하길 바랍니다.
6. 이 프로젝트는 내가 길을 만들기 전, 다른 이의 길을 살펴봅니다.
7. 그들 역시 웃고, 울고, 가라앉고, 상승하길 여러 번. 당신만 그런 건 아닌가 봅니다.
8. 힘내세요, 당신.
1. 이름과 사회(일) 몇 년차인가요?
백영선이라 쓰고, 록담이라 읽습니다. 얼추 18년 차
2018년 낯선마켓
2. 지금 일터에서 당신의 역할을 소개해 주세요.
매일 다른 곳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방향성이 비슷한 일을 하고 있어요. 일이 많냐 적냐 보다,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냐가 중요한 거 같아요.
1) 월요일은 북크루(강남역)에 출근합니다. 보다 많은 작가들이 보다 많은 독자와 이어질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곳에서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입니다. 김민섭 작가가 대표로 있어요.
https://www.bookcrew.net/shelley
2) 화요일은 한예종 예술경영 겸임교수로 강의를 하고 있어요. 다양한 예술과 관객이 만나는 다양한 '경계'에 대해 수업을 하고 있죠. 곧 방학이네요. 꺄아!
2020년 1학기, 비대면으로 수업이 진행되었죠.
3) 수요일은 라이프 스타일 큐레이션 스따떱 '프립'에 출근합니다. 소셜클럽 관련 디렉팅을 합니다만 함께 일하는 스텝들이 워낙 일잘이라, 뒤에서 밀어주는 느낌입니다.
https://www.frip.co.kr/daily/social/club
4) 목요일은 도레도레랑 일합니다. 김경하 대표랑 로컬 프로젝트를 함께해요. 지금은 문경, 달빛탐사대.
5) 금요일은 작년에 날씨가 좋아 만든, 갠삽자 '플레잉웨일' 일을 합니다. 여러 회사(폴인 등)와 작은 협업을 해요. 하지만 돈 버는 것보다, 여전히 딴짓을 하는데 시간을 쏟아요. 북크루, 프립, 도레도레 등 한 주동안 놓친 일 등을 챙기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제주문화재단, 더함 등 중장기 협업을 준비 중입니다. 뭔가 스케줄 조종을 해야 할 거 같아요.
[폴인 링커 _ 최근에 팬덤을 만드는 커뮤니티란 타이틀로 스토리북을 만들었어요]
이렇게 한 주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가슴)벅차기도 하고, (몸이)벅차기도 합니다. 여러 골목길을 쏘다니다 보니 재미있기도 하지만, 어느 하나에 몰입을 하긴 어려운 건 사실이에요. 일과 활동이 보다 간결하고 임팩트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3. 그간 어떤 일을 해 왔나요?
1) 학교 다닐 때, 공분 죽어라 안 했고. 딴짓만 했어요.(저의 딴짓은 역사가 있네요) 동아리를 베이스 캠프로 공연 기획을 했고, 거리축제 기획을 했고, 페스티벌을 기획했죠. 그런 경험이 축제판으로 이끌었어요. 축제에서 일하고 싶단 얘길 선배에게 하니, 그 선배가 같이 일하자며(고맙습니다!)~ 그 축제에서 운영팀장을 했죠. 100여 명의 자원활동가 운영이 메인이었죠. 프로그램 기획에도 슬쩍 끼어들었어요. 20대라 잘 몰라도 씩씩하게 달렸죠.
2004년 과천 한마당 축제
2) 공연기획사로 이직했어요. 대학원에서 만난, 선배님이 자기 회사에 마케팅 담당자 뽑는다고 알려줬어요(고맙습니다!). 그곳에서 4년을 일했습니다. 클래식, 재즈, 뮤지컬, 매직, 아이스발레, 합창, 전통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마케팅했어요. 20대 후반~30대 초반이라, 정말 쌩쌩하게 달렸죠.
데이비드카퍼필드 내한공연(2004년) 번 더 플로어(2006년) 릭토마스 매직쇼 때(2008년 노병욱&이은결과)
3) 공연기획사에서 마케팅 일을 하다, 만난 여러 기업들이 있었어요. 당시 문화마케팅이 화두였거든요. 그중 하나가 한화호텔&리조트(63사업부)였고 Daum이었습니다. 63빌딩에선 공간(아트홀, 스카이아트, 아쿠아리움, 뮤지엄 등) 베이스로 문화사업을 하는 경험을 했고, Daum 에선 그간 경험했던 것들을 톨톨 털어 '문화마케팅' 업무를 했어요. 한국의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젝트와 협업을 했죠. 영화제, 뮤페, 뮤지컬, 모터쇼, 비엔날레 등. 그때 한국의 문화판을 움직이는 실무자를 거의 만난 거 같아요. 일이 너무 재밌어서 신나게 달렸죠.
4) 카카오와 합병 전후로 '조직문화/교육' 일을 했고,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이곳이 바로 '밀레니얼의 반격' 저자인 전정환 님이 센터장으로 있는)'로 파견이 되어~ 로컬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크래비티 프로젝트)했어요. 다시 판교로 컴백 해 미디어 제휴, 크라우드 펀딩(스토리펀딩) PD, 브런치 마케팅을 했어요. 스토리펀딩 일을 하며 한동안 바닥이었던 자존감이 가파르게 상승했어요. 숨이 차올라, 내 페이스를 찾으며 달렸죠.
2017년 스토리펀딩 / 브런치 작가와 함께 송년회. 사회를 보고 있다.ㅎ
5) 2019년 3월, 카카오에서 카카오임팩트로 이동을 합니다. 100일 프로젝트를 본격화하는 일을 했어요. 그러면서 조직의 배려로 주 3일 근무 를 하게 됩니다. 주 2일은 다른 일을 실험했죠.(네. 정규직을 포기했고, 카카오의 복지를 포기했어요. 그렇게 해서 만든 상황이었거든요) 그 실험은 7개월 정도 이어졌고, 결국 아주 크고 아름다웠던 카카오 파라솔을 접게 됩니다. 지난해 9월, 나만의 우산을 펴게 된 거죠. 우산이 낡아 구멍 숭숭했는지, 곳곳에 비가 새더라구요. 눈물인지 빗물인지 콧물인지 모를 그 짠물을 맛 봤어요. 근데 어쩌겠어요. 이미 젖었으니 달려야죠. 40대 중반, 새로운 길을 찾아 달렸어요.
3. 지난 3년, 가장 잘 한 일과 그 이유는?
사이드프로젝트를 한 거요. 직딩라이프에 위기가 왔고, 그걸 슬기롭게 헤쳐나가지 못했어요. 능력의 문제, 관계의 문제 등. 많은 것들이 '오버 더 콘트롤'이었습니다. 그래서 '언더 더 콘트롤'이 되는 것을 만들어야 했어요.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통해 지하로 침수된 '자존감'을 최소한 땅 위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2016년 3월, 낯선대학 1기 첫 수업
그렇게 시작한 게 '낯선프로젝트'입니다. 당시 카카오에서 만난 이들(연지님, 현재)과 공연판에서 만난 공사장(지원, 종환, 상미, 석호)를 끌어들여 '낯선대학'을 시작했죠. 각자의 지인 6~7명을 초대해 1년이란 시간을 함께 보냈어요. 2016년 일입니다. 그 후 낯선대학은 매해 이어졌어요. 낯선컨퍼런스(제주에서 2박3일)는 2017년 2월에 시작해, 그 역시 이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낯선 동네에 드나든 이들이 이제 500명을 넘어가요. 이젠 얼굴을 다 모르고, 연결의 선이 새벽녘 가로등 불빛보다 약하지만, 그래도 어디선가 '낯선 동네'분들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어요.
[EBS에 소개된 낯선대학]
경험공유살롱 리뷰빙자리뷰도 2년 동안 50번 정도를 했고, 작은습관 만들기 30일/100일 프로젝트는 2017년부터 꾸준히 해 왔어요. 그게 결국 카카오 프로젝트 100을 만들게 된 계기가 되었죠. 이렇게 딴짓 프로젝트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게 됩니다. 아마도 그 경험이 퇴사에 대한 그림을 좀 더 선명하게 만들어주지 않았을까 합니다.
4. 삶에 있어 아쉬웠던/안타까웠던(실수, 실패 등) 일이 있었을텐데요, 어떤 것이고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회사가 합병을 했고, 그 거대한 급류에 헤어 나오지 못했어요. 합병 후 내가 있을 자리가 보이지 않았고, 어딜 어떻게 가야 할지도 몰랐어요. 그야말로 막막했죠. 누가 끌어주냐,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창업이나 이직이 쉽냐. 겁이 많아, 그런 도전은 까마귀 100마리가 있는 풍경처럼 까마득했죠.
당시 회사에 '손 들고 이동' 제도가 있었는데, 합병 후 조직을 정비하며 외부 채용보다 조직 내 이동을 권장했어요. 회사 게시판에 우리 팀에 어떤 역할을 할 크루(카카오에서 동료를 부르는 쓰는 말)가 필요하다~ 지원해 달라!고 하면, 이동을 원하는 이들은 개별적으로 지원을 하고 면접을 봤어요. 거기에 5번을 도전했다 떨어진 겁니다. ㅠ 정말 쪽팔렸고(면접 볼 때 탈탈 털며 나를 쏟았는데, 결국 안됐으니), 바싹 마른 자존감은 곧 먼지가 될 정도였죠. 당시 조직장 면담이 있었는데, 그분이 언제까지 기한을 줄 테니 이동을 하라고 '명'하는 거예요. 팀에 네가 있을 자린 없으니 딴 데 가거나, 퇴사하란 얘기였죠. 절벽을 마주한 기분이었어요.
그럴 때 '정환님'이 손을 잡아줬어요. 그렇게 해서 다시 '제주'로 내려가게 됩니다(고맙습니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오픈 멤버로 참여하게 되었죠. 쓰고 나니 이건 극복한 얘기라기보다, 구원받은 얘기네요.ㅎ
모두 구원받으세요.
2015 제주 더 크래비티(창의적 중력) 컨퍼런스 (제주 내려가, 이걸 기획하고 진행했다)
5. 슬럼프에 빠진 친구/지인을 보면, 어떤 조언을 해 주고 싶나요?
슬럼프를 끼고 살았던 시기가 있었죠. 삶의 낙이 특별히 없고, 하루하루가 무겁고 무서웠던 날들. 뭘 할 수도 없고, 뭘 해서도 안 되는 나날들. 그런 날들을 돌아보며 저에게 도움이 됐던 것들을 생각해 보면~
슬럼프에 빠진 이들은 남들 얘기 잘 안 듣는 게 아니라, 못 듣기 때문에. 조언은 그렇게 효과가 없는 거 같아요. 그냥 즐거운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드는 거죠. 슬럼프엔 슬럼프를 만든 원인이 있을 거예요. 그러니 그 근처엔 (되도록) 생각을 멀리 두고, 다른 것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챙겨야 해요. 물론 이것도 혼자서 못해요. 그러니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맛난 걸 먹거나, 마시거나. 좋은 걸 보고나 경험하거나. 여행도 좋구요. 당일치기로 갈 수 있는 곳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재미난 드라마 정주행 한 후, 오래오래 푹 자는 것도 효과가 있더라구요. 결론은 낯선 환경에 입장해 보세요. 질척거리는 못된 것들이 깜짝 놀라 달아날 수 있어요.
2018년 페북에서 지인들을 모아, 교토에 다녀왔다.
6. 삶에 흔들리는 지인들에게. 드라마, 책, 영화, 음악, 뮤지컬, 연극, 미술, 사진 등 이건 꼭 (들어)봐~ 하며. 추천하고 싶은건? 왜요?
1) 백희나, 알사탕
이건 뮤지컬로 봐도 좋아요. 아빠들이 보면 특히 좋아요. 아이들 그림책인데, 어른들이 봐도 이건 걸작입니다. 맴이 후끈해져요. 그리고 주변 것들이 말을 걸어요. 소파, 강아지, 누군가의 마음 등. 술을 안 마셨는데 그렇게 돼요. 일단 보세요.
2) 장 그리니에, 섬
에세이입니다. 에세이가 줄 수 있는 최상의 느낌을 주는 거 같아요. 빛나는 문장은 섬을 때리는 파도처럼 곳곳에서 철썩거립니다. 부질없는 것에 몰입하는 것을 칭찬해 준 작가예요.
3) 요시모토 바나나, 바다의 뚜껑
이유미의 <문장 수집 생활>에서 추천받고 봤어요. 추천 이유가 통째로 필사하고 싶은 책이라고 했는데, 진짜 그랬어요. 문장이 너무 이쁘고 아름다웠어요. 문장만이 아닙니다. 고향으로 내려 가, 팥빙수 가게를 하는 주인공 이야기를 통해 도시가 다시 활력을 갖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었어요. 작은 용기를 만들어 주는 책인 거 같아요.
7. 당신의 생각과 행동에 영감/영향력을 주는 사람들 중 다른 분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1명을 생각해 보세요.
그런 분들을 이 100인 ㅅ스타그램 프로젝트에 초대했어요. 아직 초대하지 못한 분들이 많아요.
그래도 몇 분을 추천한다면. 트래블코드 이동진 대표예요.
그와 그의 동료들이 쓴 '퇴사 준비생의 도쿄'란 책은 인생 책입니다. 그 책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죠. 리뷰빙자리뷰가 만들어진 배경입니다. 새로운 변화를 만든 촉발 시켰죠. 그 후에도 그들의 활동은 꾸준히 저에겐 영향을 미치고 영감을 줬어요.
제가 사이드 프로젝트에 관심을 두면서, 저에게 좋은 길을 보여주고 있는 분이 계신데요. 바로 박요철(스몰스텝 저자)작가님과 피터김(시작노트 저자) 작가님, 신정철(메모의 습관 저자) 작가님입니다. 세 분 모두 브런치 작가네요. 브런치를 통해 고수님들을 많이 만난 거 같아요.
크리에이터스 데이 중 브런치 데이 2018 (역시 이걸 기획하고., 진행했다)
8. 당신이 지향하는 삶의 가치는(어떤 삶을 살고 싶나요)?
페북 프로필에 쓴 글이 있어요.
잘 먹고 쉬고 듣고 말하자
같이 잘 사는 걸 의도하자
같이 잘 사는 게 지향점입니다.
9. 만약 지금 하는 '일'과 '다른' 일을 하고 있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왜 그일 인가요?
콘텐츠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었을 거예요.
오래전. 창업 꿈나무 시절. 고민고민고민. 생각생각생각 했던 것이 '제너럴 슈퍼마켓'이란 이름의 '콘텐츠 편의점'이었습니다. 보통의 사람들이 편하게 재미있는 콘텐츠를 접하고, 뭔가 뭉클한 슈퍼맨이 되기 바란다!란 의도 담긴 이름이었어요.
24시간 열려 있고, 아침/점심/저녁엔 세미나와 북클럽 등이 진행되고. 심야와 새벽에는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 되기도 하고. 한쪽에선 전시가 진행되고, 어떨 때는 작은 규모의 콘서트나 공연이 진행됩니다. 정말 다채로운 편의점인 거죠.
그나저나 그때 꾼 꿈은 언젠가 엇비슷하게 실현이 될 거 같아요. 꺄오!
런던의 어느 스타벅스에서(2005년). 제3의 공간에 대한 꿈의 시작 / 싸이에서 간신히 건져 올렸다.
10. 당신이 가진 여러 힘들 가운데, 어떤 힘이 센가요 (장점, 고유성 등)?
하도 안 풀려, 사주를 보러 갔어요. 제 힘으로 안 되던 때였죠. 처음으로 갔고, 그 이후 한번 더 갔어요.(2016년 일이예요. 그때는 제가 쫌 그랬어요) 그때 사주를 보던 선생님이 그런 얘길 했어요.
넌 성공할 팔자라고. 왜 그렇게 말하냐고 물었죠? 그랬더니 하신 말씀이.
"넌 노력하는 사람이야"라고 했어요.
네. 저는 잘 하진 못해도, 잘하려 노력해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모든 것에 노력을 하진 않죠. 아니 못하죠. 힘이 닿는 한. 그리고 마음이 닿는 곳에!)
11. 20대(사회 초년생) 당신과 지금의 당신, 생각(가치관 등)의 어떤 부분이 (크게)달라졌나요?
겁이 많아졌어요. 여전히 일단 해보고! 가 많지만, 돈과 시간이 많이 투입되거나 큰 변화가 예상되면 엄청 뜸을 들이는 거 같아요. 보수적으로 선택을 해요. 그러고 보니 퇴사 고민을 하고, 6년이 지나 퇴사를 했네요. 그런데도 이 모양입니다.
회복탄력성이 낮아졌어요. 괴로운 상황이 싫어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주고 싶은, 이왕이면 해피한 상황을 만들고 싶어 해요. 이제 꺾어지는 나이라 더 그런 거 같아요. 참는 것도 필요하지만, 내게 좋은 환경을 택하거나 만들려고 해요.
2005년 옥스퍼드 / 2018년 라이프셰어 인터뷰
12. 당신은 무엇에(or 언제) 보람을 느끼나요?
1) 아이들 숟가락 젓가락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밥 한 공기 뚝딱했을 때. 아. 얘 넬 먹여 살리는구나.
2) 아이들이 엄청 놀고, 땀냄새가 진동할 때. 아, 얘네들 즐겁구나.
3) 아이들이 등을 타고 올라, 목마 타고 천장에 닿으려 할 때. 아, 아직은 나에게 오는구나.
아이들을 생각하면 뭉클합니다. 고맙고, 미안하고. 더 잘하고 싶어요.
13. 인생 후반전(50세 전후)이 있다면, 당신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공간을 운영하고 있을 거 같아요.
커뮤니티 공간이기도 하고, 문화 공간이기도 하고,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와인을 마실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맥주도 팔아요. 책을 팔아요. 그림도 팔구요. 파티도 합니다.
공간은 40평 내외. 중간에 낮고 긴 나무 테이블이 있어요. 자리는 넉넉해요.
천장은 조금 높아요. 답답하지 않죠. 화장실은 남녀가 분리되어 있고, 깨끗해요. 이솝 비누가 배치되어 있어요. 음향기기는 고급져요. 소리의 깊이가 달라요. 창문은 낡았지만 높아요. 빛이 잘 들어오죠. 곳곳에 식물이 있어요. 뭐. 상상을 하니. 끝도 없네요. 이런 거 하려면. 후하. 돈이.
(쓰고나니 컨텐츠 편의점과 비슷하네요)
공간을 운영해서 무엇하나? 물으면, 돈도 돈이지만 어른들의 성장을 돕는 일을 하고 싶어요. 다들 이 땅에 산다고 얼마나 고생이 많나요. 결국 어른들의 성장하면, 아이들도 덩달아 좋아질 수 있어요. 내 주변 5명의 평균이 나다!란 얘기가 있잖아요. 사람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아요. 그러니 서로의 좋은 면을 발견 할 수 있도록 돕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누군가 만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우리 삶의 고도가 1cm는 높아지지 않을까요.
14. 13)번 질문에 이어, 그것을 위해. 지금 준비하고 있는게 있나요? (혹은 당신의 사이드 프로젝트는?)
커뮤니티를 운영해 보고 있어요.
소셜클럽을 기획해 보고 있어요.
좋다는 카페, 식당, 행사를 노력해 찾아다녀요.
앞으로 분야별 넘버원을 찾아 느슨한 연대를 만들어야겠네요. 조명은, 인테리어는, 커피는, 와인은, 맥주는, 음향은, 전시는, 공연은, 음식은, 투자는, 마케팅은, 굿즈는, 디자인은 누가 누가 잘하나.
15. (좋은, 작은)습관이 있다면? (없다면, 어떤 습관을 가지고 싶나요?)
살펴보니 참 별 거 없네요.
1) 책을 꾸준하게 잘 사요.(읽는 것과 다릅니다. 잘 읽는 습관으로 가고 싶어요)
2) 호기심이 많아요. 눈 길 가는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길 꾸준히 챙깁니다.
3) 대중교통을 좋아해요. 자가운전보다 그 이동 시간을 활용하죠.
16. 누군가에게 강의를 '해야' 한다면, 어떤 노하우(or 인사이트 / 경험)를 전달하고 싶나요?
전문 강사는 아니고, 틈틈이 강의를 해 왔습니다. 이제까지 해 봤던 강의들 모두 어떤 경험을 전하는 것이었네요. 아래 9가지는 당장 할 수 있는 것입니다.
1) 책의 여행 - 언젠가 문학동네 편집자 대상으로 했던 강의. 책을 통해 벌어진 많이 에피소드들
*낯선대학, 독서클럽, 리뷰빙자리뷰, 베를린 여행, 크루의 서재 등
2) 크라우드 펀딩 - 이 강의도 많이 했다. 스토리펀딩에서 2년 동안 2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했던 경험들. 그리고 텀블벅, 와디즈에서 크라우드 펀딩 참여했던 경험들. 그런 것들을 통해, 크라우드 펀딩을 하려는 분들에게 도움을.
3) 사이드 프로젝트 -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도록 돕는, 사이드 프로젝트. 어떤 것들이 있나. 어떻게 할 수 있나.
4) 30일/100일 프로젝트 디자인 -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어떤 성과를 남길 것인가
5) 소셜클럽 기획 - 낯선대학/낯선컨퍼런스 운영 경험 등
6) 문화마케팅 노하우 - 기업들이 하는 문화마케팅의 어떤 것. 무얼 하고, 어떻게 해야 하나.
7) 프레젠테이션의 정석 - 2년 동안 리빙리 50번을 진행하니. 알겠어요. 발표, 어떻게 해야 하나.
8) 경험 디자인 - 경험이 우릴 구원하리라. 우리가 이루려는 목표, 그것을 위해 어떤 경험을 디자인해야 하나.
9) 삶과 일, 질문 워크숍 - 내 삶과 일에 관련해, 30개의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생각 정리와 답을 찾는 워크숍
17. 당신은 지금 어떤 키워드로 기억되고 싶나요?
록담, 사이드 프로젝트 디렉터, 커뮤니티 기획자
다음과 카카오 총 9년 반 다니면서 송년회 사회를 7번 본 거 같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영광스럽게 '송해'
18. (신이 지금 나에게) 1년의 시간을 '보너스'로 준다면, 무얼 가장 하고 싶나요? 왜 그걸 하고 싶나요?
6개월은 공부, 6개월은 여행을 다니고 싶습니다.
공부는 나를 단련하는 시간으로 쓰고 싶어요. 요가와 명상을 하고 싶고, 영어 공부도 하고 싶고, 요리도 배우고, 악기도 배우고 싶어요. 아. 욕심이 많네요.
여행은 가족과 함께 깊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같이 보고, 같이 먹고, 같이 놀고 싶어요.. 인생 뭐 있나 싶게. 가장 가까운 이들과 뜨겁게.
19. (자문자답) 스스로 질문하고, 답해 주세요. 이 질문을 듣고 싶고, 그에 대한 답은?
Q - 이제 'ㅅ스타그램 프로젝트'가 끝나는데, 앞으로 계획은?
A - 고심 끝에 일단 ㅅ스타그램 프로젝트는 계속 가려고 합니다. ㅎㅎ 1주에 1명으로. 그리고 다른 종류의 인터뷰 프로젝트를 하려고 합니다. 가령 사이드프로젝트 인터뷰라던가. 고민 중입니다.(또 누굴 괴롭히려나 ㅠ)
이제, 사람들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기록하고 싶어요!
20. 요즘 당신이 몰입하고 있는 건 무엇인가요? 그것이 잘 되면 어떤 결과를 기대하시나요?
프립, 북크루, 한예종, 도레도레 등 지금 하고 있는 여러 일들의 퍼포먼스를 어떻게 높일지 고민 중이에요. 밥값 이상을 하고 싶은데, 그 방법을 고민 중입니다. 더해 특별했던 경험에 대한 프로세스를 만들려 해요. 나만의 경험을 다른 이도 경험할 수 있도록 작은 계단을 만들고 싶어요.
21. (마지막) 당신의 이야길 읽는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100일 동안 인터뷰에 참여해 준 친구님들, 감사드려요. 많은 질문에도 하나하나 멋진 응답을 해 주셔서, 매일 밤 두어 시간 편집을 하는데도 눈은 무거웠지만, 기분이 가벼웠어요.
100일 동안 인터뷰를 응원해 주시고 지켜봐 주신 분들, 감사드려요. 어떤 분들이 기억에 남나요? 어떤 답변이 기억에 남나요? 그 사람, 그 답변. 잊지 않기를 바라어요. 내게 힘이 되는 것들은 많이 가질수록 좋대요. 당신이 즐겁고 행복해 지길 바랍니다.
2018년 평생직장 개뿔 개인의 시대 컨퍼런스
이상입니다. 100번째 인터뷰어로 누굴 할까 고민하다, 저를 하게 되었어요.
인터뷰는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