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아무튼 식물 / 임이랑

읽은 책 문장 채집 no.27

2021년. 카카오프로젝트 100. [문장채집] 100일 간 진행합니다.
1) 새로운 책이 아닌, 읽은 책 중에서 한 권을 뽑습니다.
2) 밑줄이나 모서리를 접은 부분을 중심을 읽고, 그 대목을 채집합니다.
3) 1일 / 읽은 책 1권 / 1개의 문장이 목표입니다(만 하다보면 조금은 바뀔 수 있겠죠).


아무튼 식물 / 임이랑


1. 보이지 않는 덫에 걸린 기분으로 살고 있었다.. 아무 이유 없이 쉽게 불안해졌다. 그때 나는 조금 불편한 자리에는 갈 수가 없었다. 꼭 가야만 한다면 어색하게 선 채로 식은땀을 흘리며 마음속으로는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리며 그 자리를 견뎌내곤 했다.(p. 12)


2. 이상한 굴레를 거듭 반복한 시절이었다. 신기하게도 이 시기에 식물에 깊이 매료되었다. 아무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우리는 금방 친구가 되었다. 치장하거나 즐거운 표정을 짓지 않아도 괜찮았다. 식물들은 내가 애정을 쏟은 만큼 정직하게 자라났다. 그 건강한 방식이 나를 기쁘게 만들었다.(p. 13)


3. 계절이 바뀐다는 것은 그저 시간이 흐른다는 뜻이었고,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해낸 것들과 실패한 것들의 명암을 뚜렷하게 드러낼 뿐이었다. 이제는 계절의 의미가 달라졌다. 사계절 온도와 습도 변화에 예민한 식물 친구들을 데리고 살다 보니 그간 어쩜 그렇게 변화에 무덤덤하게 살았나 싶다. (p. 17)


4. 쉽게 자라는 것들과 아무리 공을 들여도 자라지 않는 것들이 뒤섞인 매일을 살아간다. 이 두 가지는 아무래도 삶이 쥐여주는 사탕과 가루약 같다.(p. 60)


5. 나는 '내가 만든 것들을 사람들이 좋아해줬으면' 하는 당연한 욕심이 있다. 늘 발표를 기점으로 일정한 기간 동안은 매우 안달 나고, 사람들의 반응을 뒤져보고, 잠깐 안도하거나, 오래 억울해하는 종류의 창작자다. 칭찬이나 비판 앞에서 전혀 의연하지 못하다.(p. 75)



매거진의 이전글 스타트업 경영수업 / 권도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