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2월8일, 문장채집 no.37
롱블랙 2월8일, 문장채집 no.37
손열음 : 타고난 재능과 이를 사수하려는 노력, 그 팽팽한 균형 감각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194
1. 저한테 최선이란, 다각도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연습 하다가 어떤 부분이 잘 안 된다고, 그 부분만 무조건 반복 연습하지 않아요. 사고의 전환을 하려고 하죠. "다른 연주자들은 어떻게 했을까" "어떻게 하면 될까" 궁금해 하면서 찾아보고 "이렇게 하면 될까?"다양한 방법을 궁리해요.
2. 밥을 먹을 때도, 이동할 때도, 특히 선잠을 잘 때 음악을 들으며 머릿속으로 악보를 그려봐요.
3. 독일로 유학을 갈 때 목표가 '내 음악의 당위성을 찾자'였어요. 내 해석대로 연주할 수 있지만, 왜 그렇게 하는지 스스로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기를 바랐죠. 모르면서 아는 척 연주하고 싶지 않았어요.
4. 동양인이면서 서양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은 누구나 느낄 거예요. "우리 음악을 네가? 왜?" 하는 냉담한 시선을.
5. 자신감을 가지려면 실력을 키워야 했어요. 독일에서 처음 반 년은 리모델링 기간이라고 생각했어요. '싹 다 뜯어 고쳐야겠다'고 생각했죠. 틀을 한번 깨고 싶다, 지금의 나에서 다음 스텝의 나로 나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6. 독일로 유학간 지 얼마 안 됐을 때였는데, 무작정 파리로 갔어요. 드뷔시가 말하는 파리의 밤의 향기, 그걸 이해하고 싶었거든요. 저한테 중요한 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제 자신이거든요. 제 일에는 제가 가장 엄격하고, 비판적인 시건을 견지해요.
7. 연주자는 나르시시즘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런 제가 건강한 정신으로 음악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은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한 '평범한 일상'입니다. 저는 원주에서 자랐던 게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피아노를 치면서 누구와 비교 당해본 적이 없었어요. 오로지 악보만 보고 열심히 연습할 수 있었어요.
8. 만약 제가 다른 피아니스트와 조금 다른 점이 느껴진다면, 그건 가족과 친구들 덕분이 아닌가 해요. 음악가라고는 한 명도 없는 가족, 클래식 음악을 모르지만 저를 온마음으로 응원해줬던 친구들이요. 그들 덕에 세상에 음악만 중요한 건 아니라는 걸 배웠어요.
손열음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yeol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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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문장채집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롱블랙'을 매일 챙기려 합니다. 하루 한 개의 아티클이 발행되는데, 하루가 지나면 못 봐요(물론 어찌저찌 가능한 방법은 있습니다. 가령 샷추가!). 그래서 매일 롱블랙을 챙겨보고자, 이 프로젝트를 하려 합니다. 왜 하필 롱블랙이냐구요? 글쎄요. 여러 이유가 있어요. 만나면 얘기해 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