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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송당리 스누피가든, 그렇게 좋다며?

롱블랙 4월 4일, 문장채집 no.81

롱블랙 4월 4일, 문장채집 no.81

스누피가든 : 제주의 정원에서 피너츠의 이야기를 전하는 이유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252 


1. 스누피가 좋아서 가든에 스누피를 붙인 건지, 가든을 만들기 위해 스누피를 붙인 건지 딱 정하기는 힘들어요. 이 둘은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아요. 붙여 놓고 수습하려고 노력했어요(김우석 에스엔가든 대표). 100명에서 시작한 일방문자 수가 이젠 하루 2,000명. 작년 한 해 42만명이 다녀갔어요. 2021년에는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을 수상


2. 관광지가 많은 서쪽이었다면 좋았을. 이 곳은 제주 동쪽 중앙. 중문에서 차로 1시간30분. 주변에 아무것도 없고 전기도 수로도 들어오지 않았어요. 오름뿐. 접근성이 낮다는 건 사람들이 이거 딱 하나 보러 온다는 거. 그만큼 기대를 많이 할 테고 부담. 그걸 극복할 콘텐츠가 필요. 


3. 수많은 IP중 피너츠 에 꽂힘. 그것을 진지하게 보기 시작한 건 2016년. 도쿄의 스누피 뮤지엄을 갔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슐츠 뮤지엄의 일본 분점. IP를 테마파크가 안니 장소(박물관0에서 활용한 걸 그 때 처음 봤어요. 


4. 스누피IP. 외형적 거부감이 없었어요. 도라에몽이나 원피스는 색이 굉장히 짙죠. 스누피는 내용을 몰라도 '예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한국인에 통하는 클래식함이 보였어요. 더해 스누피가 국내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었어요. 


5. 미국 피너츠사에 제주도를 부각시켰습니다. 나중에 홍콩 상해로 뻗어나갈 거라 비전을 줬습니다. IP계약을 했다고 피너츠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아요. 디자인 가이드 문서 하나만 주죠. 독학해야 했습니다. 스누피로 꾸면진 곳은 다 가봤어요. 직접 못가는 곳은 구글 스트리브뷰로 찾아봤어요. 캘리포니아 산타로사 슐츠 뮤지엄은 아는 동생을 보내, 영상 통화를.


6. 스누피 가든을 만드는 2년 내내. 사람을 모으고 다녔어요. 그렇게 모은 직원이 지금은 70명. 사람을 모으고선 어떻게 만들지 고민했어요. 피너츠랑 자연을 어떻게 섞을 것인가..가 핵심. 1만6000편 만화를 거의 다 보면서 만화 속 나오는 자연을 찾았어요. 등장인물들이 모여 인생 이야기를 하는 자연 장소를요. 찰리브라운이 상심에 빠져 나무에 머리를 기대고 있는 장면이 있어요. 그걸 빼서 정원 한 쪽 후박나무에 찰리 조형물을 만들었어요. 만화처럼 똑같이 머리를 나무에 기대고 있죠. 만화의 배경이 제주의 자연과 연결. 이런 식으로 가든 11곳에 장소를 만들었죠.


7. 가장 중요한 건 '피너츠스러워야 한다'였어요. 그래서 디테일이 중요. 사람들은 모르죠. 야외 가든 표지판에 붙여 놓은 만화 컷조차도 10명 중에 1명이 읽을까해요. 그런데 신기한 건, 스누피 가든은 참 디테일하다'고 말해요. 사람들이 어떻게 정성을 읽는지는 모르겠어요. 열심히 노력하면 사람들이 알아주는구나. 싶을 뿐.


8. 컨셉 분위기 다음으로 중요한 건 정체성. 그걸 찾는 일은 곧 브랜딩. 제일 어려웠어요. 피너츠의 정제성, 스누피 가든의 정체성 모두를 보여줘야 했어요. 이곳을 테마파크라고, 수목원이라고 할 수 없었어요. 우리가 직접 의미를 만들어야 했어요. 직원에게 숙제를 내줬어요. 이곳을 정의해 보자고. 그렇게 찾은 것이 '인생에 대한 가이드'입니다. 피너츠를 인생이야기로 봤고, 자연이랑 인생이 겹치는 부분을 찾으려 했어요. 


9. 제 열정은 몰입에서 나와요. 제 몰입은 소비에서 시작. 피너츠로 만든 물건은 다 샀어요. 300만원짜리 스누피 조명도 있어요. 스누피 가든 수장고에 있는 물건들 대부분이 제가 직접 산 것. 많이 사보면 소비자의 마음을 알 수 있어요. 몰입하면 상대방을 공감시킬 수 있어요. 피너츠에 몰입된 상태로 상대방에게 피너츠를 묘사하죠. 


스누피가든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snoopygarden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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