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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하 Iam Jul 02. 2023

다른 사람 앞에서 춤을 춘다는 것

무서움과 설렘과 두려움과 재미가 공존하다.


잼서클 Jam Circle

스윙댄스파티에 가면 한창 무르익을 무렵 잼서클을 한다. 동그랗게 원을 만들어서 한 사람씩 나와서 자신의 춤을 보여준다. 스윙음악 중에서도 템포가 빠른 음악이 나와서 아무나 나갈 수가 없다. 그래서일까? 어느 순간부터 잼서클에 나가는 댄서들은 잘 추는 댄서라는 인식이 생겼다. 사실 잼서클을 만들면서도 잘 추는 사람들의 춤을 구경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현란한 스텝, 역동적인 패턴들, 거기다 에어까지 하면 장난 아니다. 스윙댄서라면 누구나 나가고 싶지만 쉽게 나가지 못하는 잼서클이다.


[잼서클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는 영상]

- AJW2023 Jam Circle -

https://youtu.be/xj6Bee2hn_Q


나는 서울에 가면 꼭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강습이 있다. 합정역에 있는 트리플크라운 스윙댄스학원의 솔로재즈 초중급 강습이다. (Tmi 방송인 줄리안도 트리플크라운 댄스학원에서 스윙강습을 받았다. 지난번 다른 강습에서 만나서 홀딩했는데 신기했다)


솔로재즈 강습은 솔로재즈무브도 알려주고, 노래에 어떻게 재즈무브를 적용할지 알려준다. 이번에 다녀온 솔로재즈 강습에서 '잼서클'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한 사람씩 8 카운트 춤을 춰보세요.

4명씩 조가 만들어졌다. 스윙음악을 들으면서 한 사람이 8 카운트 4개씩 추라고 했다. 이야기를 듣자마자 긴장해서 머릿속이 하얘졌다.


4명이 마주 보고 서서는 한 사람씩 춤을 돌아가면서 춘다. 한 사람이 춤을 추면 같이 따라 추기도 하고, 바운스를 하며 바라보기도 한다. '아 무섭다'라는 감정이 가장 먼저 들었다.


'아는 무브가 뭐가 있더라?' 다른 사람이 추는 모습을 보며 나는 어떤 무브를 해야 하는지 생각하기 바빴다. 어제 '런런런'이란 동작을 배웠는데 그걸 도전해볼까? 와우 성공했다. 뿌듯함도 잠시 그다음 박자를 놓쳤다. 앗. '오예~~ ' 반응해 주며 박자를 잡고 동작을 할 수 있도록 다른 스윙댄서들이 반응을 해줬다. 그래서 다시 들어갈 수 있었다.


제자리에서 출 뿐 아니라 반대 방향까지 이동하면서 사람들은 춤을 췄다. 자유롭게 노래에 어울리는 무브를 찾아서 췄다. 나도 처음엔 긴장해서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지만 하다 보니 무섭다는 감정은 사라지고 재미있다는 감정이 내 안에 자리 잡았다. 내 차례가 오면 여전히 무섭지만 말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춤을 보는 것도 즐겁고 그의 무브를 같이 따라 추는 건 너무 신난다. 즐겁게 추는 그의 감정이 전염됐나 보다.


- 트리플 크라운 스윙댄스 솔로재즈 강습 루틴 -

https://youtu.be/ADJJwazDI44



같이 놀자!!!!!

나는 개인적으로 '끼'있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는 사람, 재미있게 표현하는 사람, 자신 있게 무브를 하는 사람. 어떻게 저렇게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잼서클을 어떻게 시작하면 되는지, 어떻게 끝내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지만 결국 '같이 놀자'였다. 누가 누가 잘하나를 뽐내는 것이 아니라 노래를 들으면서 같이 노는 방법을 배웠다. 옆에 친구가 스윙음악에 이렇게 노는데 나도 같이 놀자고 말하는 방법을 말이다.


나는 함께했던 사람들만큼 현란하게, 익살스럽게 춤을 추지 못했다. 그저 내가 알고 있는 무브를 하나씩 해보는 연습을 했다. 정말 큰 용기가 필요했는데 함께 춤을 추는 사람들이 따뜻해서 실수해도, 잘하지 못해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강습이 끝날 무렵 다 같이 원을 만들어서 잼서클을 했다. 솔로재즈무브 잼서클을 했다. 다른 사람들이 나와서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며 '언제 나가지? 지금 나갈까?'를 수십 번 고민했다. 나갈 타이밍이었는데 결국 뒷걸음질 쳤다. 내 양옆에 서있던 댄서들이 나의 손을 잡아줬다. '할 수 있다'라고. 


결국 나는 잼서클 안으로 들어갔다. 너무 떨려서 노래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알고 있는 무브를 했을 뿐이다. 그것만으로도 내겐 큰 경험이었다. 내가 사람들 앞에서 솔로재즈무브를 하다니!!! 정말, 내 손을 잡아준 댄서들 너무 고맙다.


다른 사람 앞에서 춤을 춘다는 것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 자체가 나에겐 어렵다.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뛴다. 그런 나에게 다른 사람 앞에서 춤을 춘다는 건 정말 큰 용기다. 이겨내보고 싶지만 무섭고, 틀리면 어떡하나 두렵고, 나도 그들처럼 재미있게 추고는 싶고 나의 감정은 오르락내리락했다. 무서웠다가, 재미있었다가, 두려웠다가, 신났다가, 즐거웠다가 수많은 감정을 동시에 느꼈다.


그럼에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시작이니까. 자신을 표현하는 것도 배울 수 있으니까 말이다. 무서워도 용기를 내어 연습을 하면 언젠가는 재미있고, 신나고, 즐거운 감정으로 나를 표현할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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