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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하 Iam Oct 17. 2023

온도의 차이

스윙댄스 에세이

지터벅 졸업공연

"저희는 충분했는데 강사님들이 더 열정을 갖고 연습을 시켜주셔서 감사했어요."


"청하쌤의 '마지막으로 해볼게요'라고 하면 3번은 더 한다고 생각해야 돼 ㅋㅋㅋ"


"이번에 어떤 분이 우리 지터벅 때는 이렇게 화려하게 안 했는데 강사님들이 신경 많이 써주셨다는 말을 들었다"


지난 10월 14일 지터벅 졸업공연을 하며 마무리를 했다. 며칠 전 강습생과 도우미 모두 모여서 뒤풀이를 했다.


그때 강습생과 도우미들이 한 이야기다.



잘하는 것보다 재미있게 해요.

지터벅을 시작할 때 도우미들에게도 한 이야기가 있다.


"이번 지터벅은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재미있게, 즐겁게 하려고요"였다.


대부분의 지터벅들은 앞 뒤 줄만 바꿀 뿐

다른 대형을 만들지 않는다.


졸업공연 연습을 하는데

나도 모르게 욕심이 생겨서

퍼포먼스도 넣고 자리이동도 넣었다.


대각선 대형을 만든 상태에서 앞 뒤로 움직이는데 앞으로 움직이다 보면 대각선이 일자가 만들어졌다. 아직 자신의 보폭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처음 춤을 추는 사람들에겐 동작을 하는 것도 어렵고 음악에 동작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정말 어려운데 대형까지 하려니 어려운데 어려운게 추가가 됐다. 


공연할 사람들이 연습할 게 많아지다보니 연습 시간도 조금씩 늘어났다. 그래서 지터벅 연습시간이 2시간 연습을 하다가 마지막 1-2번 남은 연습기간에 2시간 30분 정도 연습을 하게 되었다.


예전에 우리가 연습했을 땐 기본 3시간 연습을 했다. 동작이 잘 안 될 땐 따로 시간을 내서 파트너랑 연습을 했던 기억이 나서 연습 시간이 많지 않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에겐 많지 않았던 연습시간 이었지만

그들에겐 아니었다는 걸 알았다.



왜 연습을 안 해?

사실 예전에 공연연습을 할 때를 돌이켜보면 나도 그런 말을 참 많이 들었다.


"왜 연습을 안 해?"


응? 

나는 퇴근하고 와서 연습을 한 건데?

나는 너무 피곤한데도 와서 한 건데?


스윙댄스를 좋아하고 잘 추고 싶은 선배들이 보기엔 나의 연습의 양이 부족해 보였다. 사실 실력도 따라가기 부족한데 연습도 그들보다 더 안 했으니 말이다.


그땐 나름 바쁘고, 지친 와중에도 열심히 연습을 한 건데 왜 저렇게 뭐라고 하는지 속이 상하기도 했다.


좋아하는 마음

연습하는 기준

잘하는 기준

공연의 완성도의 기준

삶의 우선가치

이 모든 것이 달랐을 뿐인데 말이다.


정말 잘하는 사람들은 그만큼 스윙댄스에 더 애정을 갖고 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한다. 없는 시간을 내서 연습을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의 나의 우선가치는 일이 우선이었고 친구도 있었고 스윙댄스는 가장 마지막이었다. 그럼에도 나름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열심히 연습을 하는 사람들 눈에는 내가 연습을 안 하는 것처럼 보였을 거다. 



각자 나름의 최선을 다하는 것

취미생활이라는 것이 원래 다 그런 게 아닐까?

삶의 우선순위에서 가장 앞에 둘 수 없으니

서로의 기준이 다를 수밖에 없다.


지터벅 졸업공연을 하면서

'정말 딱 정해진 시간만 연습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솔직히 서운했다.


내가 애정을 쏟는 만큼

그들이 쏟지 않지 않는다고 느껴져서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나 역시도 그랬다. 아마 지금도 그럴 것이다. 누군가에겐 나의 최선이 최선처럼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 지터벅 강습생들도 다른 모든 것을 뒤로하고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이 생각이 드니 서운한 마음이 사라졌다. 사실 취미생활을 하면서 이만큼 시간을 쓰고, 연습을 하는게 쉬운 일이 아니니까. 다들 오래오래 춤을 췄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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