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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해지려고 쓴다. 이제 찾은 글을 쓰는 이유

한량 작가의 글 쓰는 이야기


나의 글쓰기 수업 첫 번째 글감은 항상 이렇다.

메모 학교든 에세이 학교든 표현력 워크숍이든 모두 같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글쓰기를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약간의 '고약 성'과 마주하게 된다. 특히 이 고약성은 sns 가 활성화되면서 더욱더 본격화된다. 글을 써서 돈을 버는 일은 참 어렵다. 많은 이들은 글로 돈을 벌기보다는 강의나 출간 등의 행위를 통해 글로 수익을 창출한다.

하지만 이 과정까지 가기에 그 길은 매우 험난하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포기하기도 하고, '돈 될 일'없는 글 대신 '돈 되는 글'을 쓰기도 한다.


그러기에 연년생의 초등학교 고학년 아들 둘을 키우며 큰 목적 없이 2년 이상 글을 쓴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다


책을 출간할 마음도 없으며

유명해질 마음은 더더욱 없어요!

저는 글을 쓰는 특별한 목적이 없어요!



나의 첫 글감에 그녀가 매번 던지는 말이다. 글쓰기 수업에 참여했다고 해서 모두 다 책을 쓸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내 흩어진 생각들을 정리하고 자기 해소와 자기 이해를 위해 글을 쓰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요새는 유명해지고 싶다는 욕망을 피력하는 이들도 꽤 많고, 실제로 글을 써서 자신을 잘 표현해서

돈이 되는 다양한 일들로 연계시키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신만의 이야기와 욕망, 욕구 등등의 기제들이 혼연일체가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녀는 그녀가 매번 강조했듯이 코로나를 직격탄으로 맞아, '폭탄 두 덩이를 가슴에 안고 사는'  엄마였을 뿐이다. 덩치가 산만한 남자아이 둘을 키우며 그것도 집에서 24시간 풀케어를 하며 쌓인 울분과 설움, 한탄, 탄식이 쌓이고 쌓여 망연자실한 날들을 보내야만 했다고 했다. (큰 아이가 면역력이 약해, 열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그녀는 코로나 기간 동안 두 아이 모두 학원과 아예 활동을 모두 끊은 채 오로지 집에서 24시간 풀케어했다)

몇 달을 쓰다가 그녀는 글쓰기를 그만두려 했다.



(그녀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 '돈 될 일 없는' 글쓰기를 지속하는 일은 괜한 짓처럼 느껴졌으리라 게다가 글쓰기가 1년, 2년이 지나자 함께 쓰는 분들이 연이어 책이 나오기도 하고,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경제적인 활동을 이어가는 모습은 자극이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괜한 질투심을 유발하는 매개체였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충분히 이해한다.



이런 그녀의 마음을 눈치챈 이는 그녀의 친정엄마였다

친정엄마는 코로나로 두 아들과 낑낑대는 딸에게 글쓰기를 계속했으면 좋겠다며 글쓰기 수강료를 '대납'해주셨다.


자신은 글을 쓰는 딸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좋다며 말이다.


그렇게 그녀는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와 글도 쓰고 책도 읽고 운동도 했다 참 새벽 기상까지도 했다. (참 뭘 많이도 했구나)


작년 코로나가 잠시 주춤했을 때 우리는 처음 만났고 어제 두 번째 만났다 온라인에서만 만났던 그녀는 참 작은 체구에 연약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다음 달, 7월이면 그녀는 한국을 떠난다


코로나전 해외 거주를 준비했다가 코로나로 잠정 포기했는데 더 늦기 전에 다시 용기를 냈다고 한다 젊은 시절 그녀는 해외에서 이방인 친구를 여럿 사귀었고 그때로 다시 아이들과 함께 잠시 돌아가 보려고 한다고 한다


미국에 가면 큰 아이는 중학생, 둘째 아이는 초등학교 고학년이라 대개의 지인들이 그렇듯 그녀 역시 아주 오랜 기간 서울에 오는 것은 많이 힘들 듯하다


늦은 저녁 그녀를 처음 만났던 정동에서 그녀와 두 번째 만났다.


맥주 한잔을 기울이며 그녀의 수많은 글 이야기를 나누다 집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요새 매일 체력을 키우고 있다고 한다 미국 엄마들, 미국 선생님들 앞에서 지지 않으려고 말이다

2년간의 글쓰기와 독서가 그녀에게 큰 자양분이 되었길 기원하고 그녀의 욕망 있는 글쓰기도 기원한다



다음날 아침 그녀의 문자다 아마도 그녀는 '나는 왜 글을 쓰는가'에 대한 질문에 이제 답을 찾은 듯 하다




ㅡㅡㅡㅡ

https://class101.page.link/NCwQ


100개의 메모로 나만의 에세이 쓰기 | 작가 이윤영(글 쓰는 한량)


101Challenge는 습관 형성 클래스입니다! <101Challenge>는 학습 위주의 기존 클래스와는 다른 101일 동안 꾸준히 글쓰기 습관을 만들어 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습관 형성 클래스 입니다. 3분 분량의 짧고 쉬운 콘텐츠, 그리고 우리의 도전을 도와 줄 플래너와 함께 글쓰기 습관 형성에 도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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