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잘 팔리는 책을 쓰고 싶어]-이윤영작가
지난 학기, 한 센터와 도서관에서 글쓰기 강의를 하던 중,
저의 '장꾸모드'가 발동했습니다.
수강생들에게 같은 제목으로 쓴 두 편의 글을 보여주고
어떤 글이 더 공감이 가는지 체크하게 했습니다.
한편은 순수히 손으로 쓴 (워드로 썼지만 ㅎㅎ) 에세이고,
한편은 AI가 쓴 글이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두둥두둥 ㅎㅎㅎ
맞습니다. 백발백중!
AI가 쓴 글보다 사람이 손으로 (섬섬옥수 ㅎㅎㅎ) 쓴 글이
더 재미와 감동, 공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AI), 자동화, 디지털 전환.
오늘날 우리 시대를 설명하는 키워드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중심의 시대에 우리는 지금!
살고 있습니다.
특히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는 인간의 언어 능력 중
일부를 대신할 수 있을 만큼 고도화되었고,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창작 활동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한 때 AI가 수준급의 뉴스기사를 쓸 수 있다고 하는
기사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여전히! 뉴스 기사는 신문 기사들이 현장에서 직접 섬섬옥수 ㅎㅎㅎ 로 쓰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글을 쓰는 행위'는 점점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많이 쓰고,
놀랍게도 더 많이 쓰려고 합니다.
그리고 '글을 쓰는 행위'는 그 자체만으로
우리에게 주는 다양한 '눈에 보이지 않는, 좋은 점'들이
존재합니다.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
인간은 자신이 갖고 있는 감정의 체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한 모임에서 사소한 '섭섭한 감정'이 생겼습니다. 나도 모르게 '당황'해서 한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배려 없는 행동'의 일부로 보였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 말하기 조차 '찌질하고 사소한 감정'이었습니다.
일일이 토로하는 것마저 창피해야 여겨질 정도였으니까요
가까운 지인에게 내가 그렇지 않았음을 말하고 난 후
'감정'메모를 했습니다.
'섭섭함'이라는 제목으로 저의 사소한 감정을 에피소드와 함께 적었습니다. 내친김에 이 감정의 실체를 정확하게 들여다보기 위해 사전까지 찾아보았습니다.
"섭섭하다 (형) 기대에 어그러져 불만스럽거나 못마땅하다 (=아쉽다)"
글을 쓰고 나니
제 감정의 실체를 정확하게 볼 수 있었고
좀 더 가볍게 그 감정에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하마터면 기분이 '태도'로 변할 뻔 했습니다!!! 카악!!!!!!!!!!!!!!!!!
글쓰기는 이런 효과가 있습니다.
사소한 것같지만 우리 일상에서 '쓰기'가 주는 행위의 경이로움은 이렇습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정한 패턴에 따라 글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삶은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감정과 직관, 고통과 희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같은 글을 읽어도 누군가에게는 '인생글'이 되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그저 그런 보통의 글'이 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글쓰기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 사유를 언어로 표현하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AI가 문장을 정교하게 만들어낸다 해도, 인간의 고뇌나 기쁨, 삶의 애환을 진정성 있게 전달하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글을 쓰는 행위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닌,
인간만의 고유한 '내면의 목소리'를 세상에 들려주는 통로입니다.
그리고 그 생각과 감정, 사유는
자기 스스로 수많은 경험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AI시대, 왜 여전히 글을 써야 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며
글쓰기를 회피하지 말고 ㅎㅎㅎ
나의 사소한 무엇을 위해서라도
오늘부터 다시 쓰기 시작하는 건
어떨까 합니다.
왜냐고요!!!
제가 여러분의 글쓰기를 이렇게
응원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