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지를 넘으면, 인생은 철학이 된다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김민식(지은이)|위즈덤하우스|2017

by 더 로사 The ROSA

책을 읽다 소름이 돋았다. '어떤 영역이든 경지를 넘어서는 순간 철학이 된다.'(『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 김미옥 |파람북|2024) 딱히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읽는 순간 맞장구를 칠 수 있는 문장 때문이었다.



경지를 넘어서 철학으로 만든 사람 하면 이 사람이 아닐까? 바로『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쓰신 김민식 님이다. 일단, 이분. 이력이 화려하다. 한양대 자원공학과를 나온 공대생이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되었다. 그러다 한국외대 통역대학원에서 한영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1996년 MBC에 입사해 청춘 시트콤 <뉴 논스톱>을 기획, <내조의 여왕>으로 스타 PD가 된다. 이후 얼떨결에 맡은 MBC 노조 부원장으로 송출실로 좌천됐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블로그에 매일 글을 올려 결국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이 정도면 인생 자체가 실험에 가깝다. 지금은 유튜버와 강연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프리랜서다.



나는 이분을 책 보다 유튜브로 먼저 만났다. 신뢰감보단 장난꾸러기 같은 천진난만함이 느껴지는 분이었다. 말은 또 어찌나 재밌게 하시는지... 중간쯤 되어서야 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왜 영어를 공부했는지부터 나오는데, 이 설명 또한 재밌다. 기회가 되면 꼭 들어보시길.


삶을 재미있고 긍정적으로 사시는 분이니 책은 또 얼마나 재밌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마침 얼마 뒤에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어 영어에 대한 관심도 있었다. 근데, 영어보다 인생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았다.





살아보니 인생은 들인 노력에 비례해서 성과가 쭉쭉 올라가지는 않더라고요. 아무리 공을 들여도 변화가 없는 시기가 한동안 이어집니다. 실패의 경험도 자꾸 쌓여야 성공의 노하우로 바뀝니다. 가도 가도 그 상태인 것 같지만, 어느 순간 첫 번째 계단을 만나면 불쑥 올라갑니다. (중략)

양이 쌓여야 질적 변화가 일어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양질 전환의 법칙이 영어 공부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입니다.

-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중에서




한 분야에서 성공을 해본 사람은 다른 분야에서도 성공을 할 확률이 높다. 가도 가도 그 상태인 것 같은 시간을 지나 불쑥 올라가는 계단을 만나봤기 때문이다. 분명히 오른다는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만큼 지속력이 뛰어나다. 결국 성공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경지를 넘어선 순간이 있었나? 경지는커녕 계단도 올라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늘 비굴하다. 자신이 없다. 그래도 하나는 건졌다. 양이 쌓여야 질적 변화가 나타난다는 것. 아무리 공을 들여도 변화가 없는 것 같지만 어느 순간 계단을 만나 불쑥 올라가는 날이 있다는 것을.


자려고 누웠다가 다시 컴퓨터를 켰다. 그리고 글을 썼다. 질적 변화가 이뤄질 때까지 양을 쌓아야지. 글 쓰기에도 양질 전환의 법칙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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