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 |김미옥 (지은이)|파람북|2024
나는 글쓰기가 재밌다.
이 말 말고는 다른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사람들 앞에선 이야기를 못한다. 둘이서 대화할 때도 눈이 마주치는 순간 당황할 때가 있다. 첫눈에 반했다는 건 눈과 눈이 만나 불꽃이 튀는 거라고 하는데, 먼저 눈길을 피해버리니 그 흔한 고백도 받아보지 못했다. 그런 나였기에 누군가와 눈 맞출 일 없는 글쓰기를 좋아하게 된 건 너무 당연한 일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관심은 받고 싶은데, 나서서 말할 용기는 없었다. 누군가와 만난 뒤엔 못다 한 말들이 남아있었다. 원래 그런 건 줄 알았다. 나의 달란트는 말하고 그리는 것이 아닌 글을 쓰는 것이라는 걸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
도서관 리뷰 쓰기 강좌에서 만난 선생님이 추천해 주신 서평과 에세이의 중간 어딘가의 있는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를 읽으며 쓰는 방식을 바꿨다. 리뷰는 기승전결, 서론 본론 결론으로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머릿속에 박혀있던 오래된 공식이었다.
그 공식 탓인지 유독 소설을 읽은 후에 쓰는 리뷰에선 유독 줄거리 설명에 대한 부분이 길었다. 읽게 된 동기가 설명된 뒤 줄거리 설명으로 넘어갔고, 긴 줄거리로 힘을 뺀 뒤엔 급하게 글을 마무리 지어야 했다.
최근 청소년 소설을 쓰신 작가와의 만남을 가졌다. 2시간 동안의 강연이었다. '각인'에 대해 몇 번을 강조하며 말씀하셨다. 읽는 사람에게 각인되지 않은 글은 쓰레기라고.
각인과 리뷰를 어떻게 연결시켜야 하는지 고민이었다. 첫 문장부터 힘 있게 각인시키고 싶은데, 틀에 박힌 리뷰는 그렇게 쓰기 어려웠다. 내 생각에 대한 고민을 알고 있듯 이 책은 서평의 구조를 탈피시켰다.
“책 때문에 연애에 실패한 적이 있다.” (안톤 체호프, 롯실드의 바이올린 서평 중)
롯실드의 바이올린에 대한 첫 문장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림책『대추 한 알』의 리뷰를 이렇게 시작했다.
'합기도 관장님에게 카톡이 왔다.'
"이 책이 왜 서평책인지 서평보단 사실 에세이에 가까운 것 같지만... 어쨌든 저는 이런 서평도 괜찮은 것 같아요. 서평에는 어떠한 제한도 없어요."
어디선가 선생님의 말씀이 들려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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