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행자』|자청 (지은이)|웅진지식하우스|2022. 06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을 신앙처럼 믿어왔다. 방황하던 10대 시절. 유일하게 나를 버티게 해 준 건 자기 계발서였다. 성공이 하고 싶었다.
그렇게 많은 자기 계발서를 읽으며 인생이 바뀌지 않는 것에 의문을 품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책을 다시 읽으며 마음을 다잡았다. 의심하면 안 된다. 믿자. 믿으면 이루어진다.
이렇게 20여 년 동안 독서를 했다. 중간중간 소설도 읽고, 철학서도 읽고, 실용서도 읽었다. 공책에 마음에 드는 글귀를 옮겨 적기도 하고, 블로그에 읽은 책의 줄거리르 빼곡히 요약해 올리기도 했다. 쌓여가는 기록만큼 내 삶도 쌓여가고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아이를 낳아 가정을 이루었고, 통장 잔고가 늘긴 했지만 20년 전보다 크게 나아지진 않았다. 빠듯한 살림은 늘 촉박했고, 아이들의 시간에 맞춰 정작 내 시간을 채우지 못하며 무의미한 하루를 보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답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불현듯 찾아왔다.
최근 유튜브에 자청님의 영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때 엄청나게 보던 영상이었는데, 한동안 잊고 있었다. 문득, 자청님에게 빠져 구입해서 읽었던『역행자』를 다시 펼쳤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지적 유희에 만족하고 있었음을...
나는 끊임없이 책을 읽으면서 환상에 사로 잡혀 있었다. 책을 읽고 지식이 쌓이면서 '나는 대단한 사람이야', '나는 뭐든 해낼 수 있어'하고 착각했을 뿐, 3개의 벽은 여전히 나를 가로막고 있었다. (p.40)
이미 얘기했었다. 책을 읽으며 지식이 쌓이며 환상에 사로 잡혀 있었다고. 책을 읽은 후 한동안 책을 읽고, 글쓰기를 했단 기억도 새롭게 떠올랐다. 분명 책에서 말한 글쓰기까지 했는데, 내 삶은 변화가 없었다. 왜지? 또다시 의문에 빠졌다. 답은 뒤에서 찾을 수 있었다.
"열심히 하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히지 말자. 자위에 불과하다." (p.173)
가슴이 철렁했다. 그동안 썼던 메모 노트와 블로그를 살펴봤다. 그곳에는 내가 없었다. 작가의 문장을 옮겨 적는 '복사'와 책을 그럴싸하게 정리한 '요약본'만 가득했다.
진정한 글쓰기가 아니었다. 지식을 섭취했다는 안도감을 느끼며 스스로 자기만족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책장을 덮는 순간 지식은 휘발됐다. 내 삶은 아무 변화가 없었다.
'읽는 사람'에서 '실행하는 사람'으로
우연히 독서 모임에서 만난 인연이 삶의 전환점이 됐다. 글쓰기를 하고 있는지,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강좌를 들은 적은 있는지 구체적으로 묻는 그분 덕분에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 리뷰 쓰기 강좌를 들었고, 줄거리 요약이 아닌 생각을 적어야 하는 글쓰기를 배웠다.
생각을 적는 글쓰기를 하며 허구의 인물을 통해 삶의 희로애락을 적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 걸 깨달았다. 최근소설 쓰기 강좌를 등록했다.
2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읽기만 했던 내가 이젠 진정으로 실행하는 사람으로 거듭난 것이다. 이제 나는 '읽는 사람'의 허울을 벗고, '실행하는 사람'의 새로운 옷을 입는다. 타인이 쓴 글을 읽기만 하며 내 인생이 바뀌길 기도했던 시간을 지나, 이제는 허구의 인물을 통해서라도 나의 진짜 목소리를 내기로 한 것이다. 소설을 쓰며 내 안의 서사를 구축하는 일, 그것이 20년 만에 깨달은 나의 진짜 독서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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