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가루 수업』|캐서린 폰더 (지은이), 이윤정(옮김이)|노들|2024
동네 사람들은 스스로를 빈곤층이라 불렀다. 재개발을 앞둔 낡은 동네, 나는 그곳에서 호기롭게 옷가게를 열었다.
그때는 몰랐다. 그들은 주머니가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여유'가 없었다는 것을. 나 또한 그들만큼이나 여유가 없었다는 것을...
겁 없이 시작한 옷 장사는 6개월도 되지 않아 문을 닫았다. 20대였던 나는 아무 때나 들어와서 한두 시간씩 수다만 떨다 가는 손님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할 일이 없나?' 자신의 말을 속사포처럼 쏟아낸 뒤 반응 없는 나를 보며 멋쩍은 듯 나가는 손님들을 보며 나는 속으로 짜증을 내뱉었다. '제발 안 살 거면 오지 마세요.'
손님이 가고 난 뒤 텅 비어 있는 가게에서 나는 내 신세한탄을 했다. '지인에게 속았다', '그냥 직장이나 열심히 다닐걸', '난 이 일과 맞지 않아.'
옷을 떼러 가는 것도, 옷을 파는 것도 즐겁지 않았다. 오는 손님들은 불편하고 싫었다. 결국 내가 옷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만 깨달은 채 옷장사를 접었다. 독하고 부정적인 마음이 내 마음과 가게의 공기를 채운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대도시에 사는 한 여성은 사업이 두 번 연달아 실패 한 곳에 레스토랑과 사탕 가게를 열었다. 그녀는 그곳에서 눈부신 성공을 거두었다. 다른 사람들이 실패한 곳에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고객을 사랑하고 축복했습니다. 손님이 가게를 떠날 때 다시 오라고 권유할 뿐만 아니라 조용히 사랑의 축복을 보내며 부와 행복을 기원했지요. 가게에 손님이 없을 때는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사랑으로 바라봅니다." (p.175)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서야 그때 찾아오던 아줌마들의 행동을 알 수 있었다. 젊은 아가씨와 수다를 떨고 싶고, 집안일에서 잠시 해방되는 기쁨을 맛보는 시간이 얼마나 귀중한 시간이었을까? 만약 내가 그때 이 책을 읽었다면, 찾아오는 손님의 말을 진심으로 듣고, 귀한 시간을 내 가게에 써준 것에 대해 감사했다면 가게를 계속할 수 있었을까?
책 속 여성은 손님이 없는 시간에도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보냈다고 한다. 요즘 새롭게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0'이라는 조회수는 호기로운 시작에 비해 너무 초라한 성적이었다. 가게로 치면 정적만이 감도는 텅 빈 가게와 닮았다. 나는 또다시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손님이 없다고 신세한탄을 할 것인가, 아니면 보이지 않는 독자를 향해 축복의 금가루를 뿌릴 것인가.
사랑이 당신을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해준다고 믿어도 된다. 사랑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을 위해서 사랑이 하지 못할 일은 없다. (p.184)
숫자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단 한 명이라도 내 글을 읽으며 사랑을 전하는 사람이 되면 된다. 나 또한 사랑하는 사람이 되겠다 생각한다. 사랑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면, 사랑이 나를 위해 하지 못할 일은 없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