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핸드폰을 주고, 나는 비로소 엄마가 되었다

『금가루 수업』|캐서린 폰더 (지은이), 이윤정(옮김이)|노들|2024

by 더 로사 The ROSA

모두 잠들어 있는 아침 8시. 오로지 나로 존재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다. 어제 1시가 넘어서 잔 탓에 기상시간이 늦어졌다. 눈 소식이 있더니 하늘이 컴컴하다. 벌써 일어나 엄마를 찾았을 아이들도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다행이다.


노트를 펼친다.

오늘의 날짜를 적고, 아침 기도책을 펼친다. 기도가 끝나면 노트에 감사함과 오늘의 할 일을 적는다.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다. 행복하다.

"엄마"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이 깼는지 둘째가 부른다.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아이를 안아주고, 밥을 차려주고, 공부하는 걸 봐준다. 작은 아이가 학원에 가면 큰 아이와 못 나눈 이야기를 나눈다. 큰 아이가 학원에 가면 작은 아이와 같은 일을 반복한다. 어느새 5시. 아이들 스케줄에 맞춰 나의 시간도 조각조각 잘려 나간다.


부지런히 저녁을 먹인 뒤, 씻기고 나면 저녁 8시. 잘 준비를 할 시간이다. 몸은 젖은 솜방망이처럼 무겁다. 운이 좋으면 아이들 재운 뒤 2시간여의 자유시간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유튜브를 시작했다. 아이들과 함께 집에 있으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과 무엇을 만들어 낸다는 게 재미있었다. 유튜브를 하면서 제일 힘든 게 시간관리였다. 매일 업로드를 하고 싶은데, 그게 안 됐다. 아이들과 행복하게 지내기 위해 시작한 건데, 내가 일에 집중해 버리면 아이들에게 피해를 준다 생각했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질문과 부름이 작업의 흐름을 끊는 소음으로 들리기 시작했다. 나도 몰랐던 내 안의 바닥을 보며 좌절감을 느꼈다. 일도 육아도 아니다 싶을 때 『금가루 수업』의 이 문장을 만났다.


많은 사람들이 재정적 독립을 원하지만, 대다수는 자기 자신과 생활 방식을 절제하지 못해 성공에 이르지 못한다. 다른 모든 것을 배제한 채 부에 집중하고 또 집중하기... (p.194)


재정적 독립과 성공을 위해 유튜브를 시작했다. 생활 방식을 절제하고 관리해야 했지만 환경을 탓하기만 했다. 정작 관리해야 할 나의 나태함에는 지나치게 관대했다. 절제와 관리가 없는 꿈은 희망이 아니라 욕심이었다.


오늘 올리지 못한 영상은 '바빴으니까'란 핑계로 뒤로 미뤄졌다. 그렇게 한 번이 두 번이 됐고, 두 번, 세 번... 한 번 밀려난 순위는 다시 앞으로 나오지 못했다. 무언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제대로 유튜브를 성장시키기 위해 읽은『된다! 조회수 터지는 유튜브 쇼츠 만들기』에서 떡상의 비결을 읽으며 이거다 싶었다.


처음에는 영상을 제작해 보겠다는 마음을 다잡는 것조차 쉽지 않을 거예요.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죠? 하루에 1개씩 100일 동안 쇼츠 영상을 업로드해 보세요. 유튜브 최적화는 물론이고 채널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p. 166)


주 3회 업로드를 매일 업로드하기로 바꿨다. 시작할 땐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또 시작하니 방법이 생겼다. 아이들에게 핸드폰 보기를 조건으로 책 읽기를 늘렸다. 책 읽는 시간과 핸드폰 보는 시간으로 작업시간이 추가됐다.


"감사합니다"

핸드폰에게 육아를 맡긴 것인 얼마나 미안한지 아이들은 모를 것이다. 당장의 기쁨만 있겠지... 미안함은 잠시 뒤로 미룬다. 지금은 집중해야 하는 과도기다. 엄마가 집중하며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 아이들도 원하는 것이 생겼을 때 집중하며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이 벌써 9일째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방법이 보이고, 할 수 있었다. 나에게 신뢰가 생기니 아이들에게도 관대해진다. 긍정의 수레바퀴다.


절약과 집중으로 100일 업로드를 넘어 500일, 1,000일까지. 수레바퀴가 멈추지 않고 돌아간 끝에 만날 풍경을 상상해 본다. 그때의 나는 아이를 위해 '희생한 엄마'가 아닌, '자신의 우주를 스스로 만든 사람'으로 서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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