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가 절로 들어간 지 서너 달이 지났다.
맨발로 산속을 올라온 후
도저히 집으로 내려갈 수 없었고,
마리아를 찾아 뒤따라오던 남편의 얘기를 듣고는
더 이상 한 집에 있으면 안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
남편은 그날의 그 이상한 마리아의 행동을
설명해 주었다.
새벽에 갑자기 일어나 이 추운 엄동설한에
잠옷을 입은 채로 신발도 신지 않고
밖을 뛰쳐나가더란다.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었고
점점 어두운 뒷산으로 들어가더니
평지에서 뛰던 속도보다 더 빠르게 산을 오르는데
신발을 신지도 않은 맨발이었으나
마리아를 만났을 때는 발에 흙이 하나도 묻지 않고
나뭇가지에 쓸린 상처 하나 없더란다.
그날, 남편도 포기했다고 했다.
거스를 수 없는 그녀의 운명이 다가왔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저 그녀의 안위를 걱정할 뿐
원망도 타박도 하지 않고
그녀에게도 더 이상 부정하지 말고
받아들이기를 당부하며 산을 내려왔다한다.
마리아에게는 남동생이 한 명 있다.
부모님은 연로하고
도움을 청할 곳이 남동생밖에 없었다.
남동생보다 올케가 한걸음에 달려와주었다.
"언니.. 언니.."
올케는 마리아를 시누지만 항상 언니라고 불렀다.
얼굴만큼이나 참으로 마음도 고운 사람이
마리아보다 더 서럽게 울며 마리아를 위로했다.
돈뭉치를 내밀며 어떻게든 살아보자 했다.
내림굿을 받기로 하고 그 전날
남동생과 올케는 마리아가 있는 곳으로 찾아갔다.
남동생 내외가 방안에 들어가는 순간
마리아는 없었다.
마리아의 큰 몸을 가진
5살 어린 여자아이가 있었을 뿐이다.
그 입에서 나오는 말은
눈앞에서 보고도 믿기 어려웠다.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 시작된 것이다.
내림굿을 받은 후 마리아는 달라졌다.
신내림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하루에도 수십 명의 손님이 찾아왔다.
눈을 감은채 마리아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들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정확했다.
사람들은 놀랐고, 소문은 순식간에 퍼졌다.
처음엔 그녀도 두려웠으나
사람들의 간절함이
그녀를 신의 대리인으로 만들어갔다.
마리아의 신당은 점점 커져갔고
어느새 법당이라 불릴 만큼 커졌다.
그 법당은 점점 ‘성지’처럼 변해갔다.
고급 차가 끊임없이 드나들었고,
그녀는 점점 세속의 돈과 명예 속으로 들어갔다.
밤이 되면 떠오르던 아이들의 얼굴도 희미해져갔다.
마리아는 그렇게 세속을 떠나 신을 모시며
절실한 사람들을 구원하는 것이라 믿었으나
정작 그녀는 자신의 가족을 버린 것이다.
그녀의 아이들이 멍들어 가고 있음을
애써 외면했던 것이다.
이것이 마리아의 신벌이 될것이라는 것도 모른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