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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잘린송 Jun 14. 2021

기억 조각 모음 4

오랜만에 친구가 놀러 왔습니다. 갑자기 문자를 보내서  도착한다는 말에 반가웠습니다. 친구 딸도 같이 온다길래 방을 깨끗하게 청소도 하고 기다렸지요.  친구와 나는 거의 30년을 함께 했습니다. 엄청난 세월을 같이 보낸 거죠. 함께 성장하는 과정에서 서로가 힘들  기댈  있었던 친구랍니다. 이렇게 좋은 관계를 유지할  있었던 것은 정말이지 행운입니다. 웨딩사진도 내가 찍었고요, 또 결혼식도 참석했고.  친구의 딸이 세상에 나오기 전과 후를 모두 지켜본 것도 너무나 멋진 일이었지요. 한 사람의 인생을 목격한 기분은 이런 거겠지요.


이 친구는 요리를 잘합니다. 오늘은 빵을 구워왔다며, 유산지로 예쁘게 싼 곡물빵을 하나 건넸습니다. 안에는 여러 가지 견과류도 들어갔고, 약간은 사워도우 같은 맛이 나는 빵이었어요. 태국 그린 커리에 찍어먹기도 했답니다. 와인이 조금 있어서 같이 나눠 마시기도 했는데, 술을 마시니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갔네요.


자신의 꿈이 뭔지 잘 모르겠지만,  또 앞으로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뭔가 더 있을 것 같고 이제까지 한 것 이외의 것을 하고 싶다는 고민을 하고 있는 내 친구, 멋있지 않나요. 나이가 들어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는 것은 분명 훌륭한 거지요.


내가 누군지 분명히 알아야 원하는 것도 알 텐데. 우리가 살면서 이런 고민을 얼마나 하며 살까.

죽을 때까지 해야 할 고민이 아닐까, 사실 생각할수록 복잡해져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기하는 것 같습니다만, 결혼도 하고 딸도 있고 직장생활도 오래 했던 친구가 여전히 삶을 살면서 자신의 욕망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보니 무조건 적인 지지를 해주고 싶어 졌답니다. 왜냐하면 항상 모험과 도전을 하고 그것을 성취하는 친구의 모습을 지켜봐 왔기 때문이지요. 지금껏 가 보지 않은 다른 길을 가려고 하는 내 친구는 앞으로 무얼 해도 잘할 겁니다.


오늘 만나 즐거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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