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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잘린송 Jul 03. 2021

기억 조각 모음 13


사막에서 만난 별, 2013.

잠시 눈을 감고 상상해 봅니다.

하늘에는 별이 반짝입니다. 너무나 눈이 부시네요. 챙그랑, 빛과 빛이 부딪히면서 찬란한 소리가 납니다. 하늘의 별들은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 같습니다. 눈앞에서 일렁이더니 갑자기 후드득, 바닥에 굵은 빗줄기가 내리칩니다. 타다다닥 소리를 냅니다. 방금 전만 해도 하늘에서 빛나던 별이, 폭우로 쏟아지네요. 이렇게 한 밤중 갑자기 내리는 소낙비가 있는 시간을 보내봅니다. 맑은 날씨에 폭우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불청객이었겠지요.


어쩐지 오늘은 사라져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지금 내가 있는 이곳 말고 어딘가 나와 어울리는 곳이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에 가까운 겁니다. 항상 해가 뜨고, 청량한 하늘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폭우와 같은 날씨 변화는 달갑지 않겠지요.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세상에 있어서 달갑지 않은 소낙비 같은 존재가 아닌지. 또는 인간의 모습을 했지만 이질감만 느껴지는 귀신이 아닌지.


어떻게 하면  자신이 현실에서 동떨어 지지 않고 타인들과 화합하여  살아갈  있을지, 환대받지 못할 급작스러운 비가 아니라 소중한 단비 같은 존재가   있을지 고민해 보는 하루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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