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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잘린송 Sep 11. 2021

이유 없이 배고픈 날

동료와 함께한 점심. 냉면을 먹기 위해 기다리는 50분은 지겹지만은 않았다. 서로 수다떨기 바빴기 때문에.

기다리면서 무언가를 먹는다는 것은 정말 이상한 일이라며 서로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의 난 어느 날 보다 허기졌었다. 냉면을 허겁지겁 전투하듯 들이켰다. 언니 아침 안 먹었냐며 내게 물었다. 난 먹었은데도 이렇다고 했더니 깔깔 웃으며 동료는 내게 많이 먹으라고 했다.


그렇게 저렇게. 구수한 면발 한가득 오물대다가.

이러쿵저러쿵 수다 떨기도 하고.

짧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각자의 일을 하러 헤어졌다. 나는 바로 집으로 향했다.   것도 있고 영상편집할 것도 어서.


요즘은 작업을 봄이나 여름 때만큼 할 수 없다. 사실 동절기가 다가오는지라 잠만 쏟아진다. 겨울엔 좀 움직임이 둔해지고 맛있는 것만 먹고 싶어 진다.



이번 겨울엔 함께 할 동료들이 많아 외로움이 덜 할 것 같다. 함께 서로의 작업 이야기를 하며 즐거울 수 있는 관계는 맛있는 음식을 더 맛깔나게 하지 않던가?


나는 수다가 많다. 할 말도 많고 해야 할 말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말들을 나눌 수 있는 동료를 찾기란 어려운 일이다. 마치 사막에서 바늘 찾듯... 그래도 관계에 대해 포기하지 않고 사람을 믿게 되니,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가 있었던 것 같다.


참고로 내 동료들 모두 술도 좋아하고 귀여운 수다쟁이들이다.


그들의 외로움을 나도 함께 공감해 줄 수 있어서 좋다.


이제 햇살의 빛이 바래져간다. 3시가 넘으면 광량이 적어지더라. 추석 지나고 나면 바로 추워지겠지.


길고양이들이 이번 겨울에도 무사히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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