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발간사 – 마이티피플의 첫 단추

by 마이티북스

“대표님이 찾던 사람 같은데, 한 번 만나볼래요?”


그게 작가님과의 시작이었다. 당시 나는 한창 새로운 기획출간물을 고민하고 있을 때였고, 작가님은 마땅한 출판사를 찾지 못해 원고 구상만 수차례 하고 있을 때였다. 다행히 둘 사이에는 바지런하게 일을 몰고 다니는 에디터가 있었다. 그렇게 생각만 많았던 두 사람이 한 자리에 앉아 함께 미래를 나누게 되었다.


“이미 원고를 많이 쓰셨지만, 이대로 진행하기 보다는 수술을 했으면 해요. 저는 인터뷰 형식으로 책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수술? 인터뷰 형식이요? 그럼, 저는 다시 써오면 될까요?”


원고 작업을 다시 해야 한다는 말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오히려 적극적이었다. 무엇보다 일을 함께 추진함에 있어 핸들을 잡기 보다는 나를 돕겠다는 태도로 임해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건 내가 대단한 사람이라서 일단 신뢰하고 보겠다는 게 아니었다. 무턱대고 욕심을 내기보다는 정해진 자원 안에서 자신이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원시원해서 좋긴 한데, 다시 쓰는 게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렇다고 제가 전체 기획을 총괄하거나 마케팅을 할 건 아니잖아요. 각자의 위치가 있으니까, 저는 어떤 형태로든 제 콘텐츠만 잘 전달해 드리면 된다고 생각해요.”


말을 더 길게 할 필요가 없었다. 둘 사이에 놓인 커피가 채 식지도 않았지만, 이미 난 확신으로 가슴이 두근거렸다. 일과 관련해서는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두근거림이었다.


“다시 쓰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상당 부분 원고가 진척되어 있으니 그걸 최대한 살려서 가죠. 다만 전반적인 진행은 말씀처럼 인터뷰 형식으로 편집이 될 겁니다. 그래서 실제 오늘부터 우린 녹음기를 켜두고 인터뷰를 진행할 겁니다.”

“재미있겠네요. 일단 한 번 해보죠. 그럼, 무엇부터 말씀드리면 좋을까요?”


나는 우선 흥분을 가라앉히고 숨을 돌렸다. 단박에 내달리기보다는 제대로 뜸을 들여서 정말 괜찮은 책을 뽑고 싶다는 욕심이 강렬하게 피어오른 탓이다. 나는, 천천히, 어째서 인터뷰 형식으로 기획을 구상하게 된 것인지부터 알려주었다.


“우리의 프로젝트명은 <마이티피플>입니다. 시리즈가 될 테고, 작가님이 그 첫 단추가 되어주시는 거죠. 제가 생각하고 있는 현실의 ‘마이티피플’은 이미 누구나 알고, 인정할 법한, 그런 대성공을 달성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바로, 작가님 같은 분들이죠. 지금 현재 달리고 계신 분들. 부지런히 노력해서 이제 막 작은 성공을 거두었지만, 여전히 굶주려 있으신 분들.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기대되는 사람들. 문자 그대로 경이로운 힘을 지닌 사람들을 차례대로 소개하는 기획이 되는 거죠. 기획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인터뷰는 훌륭한 장치가 되어줄 겁니다. 전체 시리즈를 관통하는 어떤 기준, 장치로 작용할 거라고 믿어요. 분명 독자들에게 저자의 마음이 더 생생하게 전달될 겁니다.”


확신에 찬 나의 말투와는 달리, 작가님은 내가 커피를 몇 모금 홀짝이는 동안에도 말씀이 없었다. 이어지는 잠깐의 침묵이 어색해졌을 때쯤, 작가님은 조심스레 염려스러운 마음을 보였다.


“매우 좋은 거 같아요. 제가 첫 단추가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분되고요. 그런데 정말 괜찮을까요? 듣기로는 출판사들도 유명인과 계약하는 걸 원한다고 하더군요. 확실히 판매부수가 보장이 되는 사람과 일을 해야 손해가 없다고요. 그런데 전 그저 제 커리어를 잘 쌓아온 사람이지 솔직히 유명한 것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니까요.”

“전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리고 이미 스타가 된 유명한 사람들은 재미가 없잖아요. 그런 분들의 이야기는 TV에서도 나오고, 인터넷에서도 계속 소비되고 있죠. 그런데 작가님의 이야기는 책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다가갈 테니까요. 전 그쪽이 훨씬 더 재미있고, 의미가 있다고 봐요.”


순간 ‘결과보다는 과정’이란 말에 작가님의 눈빛이 빛났다.


“맞아요, 결과보다는 과정! 그게 이번에 제가 책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과 닿아 있어요, 아주 많이.”


이제는 그날의 대화도 과거가 되었다. 우린 약속대로 매주 짬을 내어 만났고, 대화를 기록했다. 작가님은 내 예상대로 빛나는 사람, <마이티피플>이었다. 그녀가 프로젝트의 첫 단추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인터뷰를 거듭 진행하며, 이야기가 쌓여 갈수록, 난 직감은 점점 더 뚜렷한 확신의 색채를 띠게 되었다.


‘이 책은 영업인들에게, 아니, 우리 모두에게 분명 좋은 책이 될 것이다!’






마이티피플 매거진은

문수림이 직접 만난 저자들과의 인터뷰를 재구성한 원고들입니다.


원고의 성격상 연재 일정은 확정할 수 없기에

브런치북이 아닌 매거진의 형태로 제작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마이티피플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