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인정하는 법을 익힌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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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하다.
삶이 가끔은 이리도 가혹하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내게는 있었다.
그 어느 것 하나도 '진짜'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세상의 그 많은 것들을 부정하고 싶어 질 때
그것들로부터 도망가고 싶어 질 때
나라는 존재를 인정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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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 살았다.
내일을 생각하기에는 무서웠다.
이 세상을 어떻게 내일을 꿈꾸며 살아가나?
28살 11월 잠들기 전 기도를 하며 갑자기 두려움이 내게 왔다.
'내가 곧 29라는 나이가 되는구나.
그럼 30도 될 수 있고 40도 될 수 있겠구나.'
오늘만 살 던 내가
오늘까지 살아있는 지금이 나에게는 기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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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거짓 세상 속에서 '진실'되기를 기도하고
'진심이 전해지기'를 기도했다.
가식 아닌 웃음과
가식 아닌 눈물과
가식 아닌 분노를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내 인생의 모순은 그 생각을 하면서부터 왔다.
나라는 사람이 가장 거짓됐음을
첫 무대를 서는 순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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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라는 거울 앞에서
나답게 웃는 법도
나답게 우는 법도
나답게 화내는 방법도
모르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19살, 국립 별오름의 그 작고 큰 극장의 빛나는 이름을 바라보며
뒷 공터에서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르겠다.
그 사실을 인정하기까지는 많은 과거를 인정해야 했고
부정하고 싶던 잊고 싶던 순간들을 꺼내야 했다.
'척'하던 모든 순간들
참아야 했던 모든 순간들
그래야만 했던 나만의 이유들
무심코 습관이 됐던 그 순간들을 나는 기억해야 했다.
내가 아팠음을 인정해야 했다.
아,
얼마나 가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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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나는 스스로 기억해야 할 것들을 정했다.
첫째, 어떤 순간에도 무너지지 않기
둘째, 주체할 수 없는 짙은 농도의 슬픔이
내 안에 걸려 흐르지 못함을 인지하기
셋째, 혹시나 내가 나약해지더라도 들키지 않기
넷째, 그러나 스스로 아프지 않다고 속이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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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속이지 않는 일은 매 순간 나에게 집중해야 가능했고
그 모든 감정과 상황을 인지하고 회피하지 않고
인정하는 일은 더욱이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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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사람이 어쩔 수 없는 '나'라는 사실을
수많은 상처를 통해 알아야 했고 상처를 받았음을 인정하니
나 또한 누군가의 상처가 될 수 있음도 동시에 알게 되었다.
'내가 이런 사람이라면 그대로의 나를 잃지 않게 덜 상처 받도록
지켜주세요. 당신이 내게 준 십자가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예수님의 기도가 저의 기도가 되도록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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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한 번도 나를 내버려 두지 않았다.
지독히도 혼자인듯한 그 순간에도
돌이켜보면 재촉하지 않고 나를 기다린다.
나만의 언어로 나를 위로하고 그 위로가 세상에 번지듯
내 주변이 따뜻해지기까지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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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가 있겠지'
수없이 속으로 되내던 말로
기쁜 순간에도 슬프더라도 화가 나더라도
나답게 풀어가는 방법을 생각했다.
지금까지의 모든 하루가 나에게 이유가 있었고
버려졌다고 느껴진 그 시간까지도
지금의 내가 꿈을 꾸는 이유가 되었고
나는 그 시간을 품고 성장할 수 있는
아름다운 사람이었던 것이다.
모든 순간의 나의 감정을 인정한다는 건
나를 나답게 성장케 하는 가장 가혹하고도 아름다운 생각이라고..
쉽지 않은 일이라 누구에게 쉽사리 권할 수 없는 말이지만
그런 모든 과정을 느끼면 세상이 조금은 더 아름다워 보인다고는
말해주고 싶다.
그 어느 것 하나 '그냥'있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의 인내와 고통이
꽃 피워낸 오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그 세상의 비밀을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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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윤서이다.
햇빛 윤 깃들일 서
나의 삶에 내 삶의 모든 인연들에게
햇빛이 깃들길
진심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