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유형으로 자신을 틀에 가두고 싶지 않아요
MBTI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면서
MBTI 기반 심리테스트도 굳이 안 눌러본다.
어차피 무슨 결과가 나올지 다 짐작 가고,
거기에 너무 심취해서 나 자신을 틀에 가두고, 또 타인에게 편견을 갖는게 싫다.
어차피 그날그날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MBTI 결과라지만
그래도 경향상 빈도수가 많이 나오는 유형이 있었는데
한 때는 여기에 내 모든 아이덴티티를 총 집약했지만
MBTI 완전 탈덕한 이제는...
그 유형 틀에 맞춰서 내가 판단되는게 싫다.
어차피 이제 그 유형 잘 나오지도 않음.
요즘엔 앞자리가 I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도 다 순간순간의 에너지 흐름일 뿐이라,
내 기분 상태 혹은 누굴 최근에 만났는지,
그날그날의 맥락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겠지.
또 다른 시점에 체크하면 E로 시작하는 유형이 나오겠지만,
나는 그 어느쪽 유형에도 나 자신을 가두고 싶진 않다.
그러나 MBTI가 가벼운 아이스브레이킹 대화 소재로 많이 쓰이면서
진지하게 '저 제 신념 때문에 MBTI 안 밝혀요 ㅡㅡ;;;' 이러면
종일 분위기 파악 못하는 아싸화법 쓰는 애로 찍혀서
이제는 코스프레용으로 일부러 남들에게 비춰보이는 내 모습과 다소 거리가 먼 유형을 답한다.
"아, 저 ISTP예요!"
그럴 때, "헐, 의외다! K매니저님 보면 전혀 ISTP는 아닐 것 같았는데... 잇팁과는 완전 상극일 것 같은데,,, "
이런 반응들이 나오는데, 이걸 은근히 즐겨본다.
그리고 내 안에 ISTP으로서의 면모가 아예 없으리라는 법은 없다.
다만 각 지표의 비율이 50% 미만일뿐...
특정 상황이나 시점에서는 ISTP 지표의 조합에서 우러나온 성향 충분히 발현되므로.
난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나를 외향적이고 사람과 함께하는 걸 즐기는 사람으로 간주할 것 같은 사람에게는 일부러 ISTP로 나를 소개하고,
한편 사색적이고 내면 세계를 탐구하는 모습을 많이 봐온 사람 앞에는 일부러 '저 ESTJ예요!"라고 소개한다.
다들 '정말 의외였네....역시 보여지는 것과 실제 그 사람 성향은 다른가...?'라는 반응을 보이며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렇다고 해서 저 유형들 완전히 지표 다 뒤집은 ENFJ 및 INFP 역시 저를 담고 있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저는 16개 유형 어디에도 제 자신을 가두고 싶지 않아요.
경계를 초월한 마지널 걸이고 싶을 뿐.
제 MBTI 유형이요? 16개 모두에 조금씩 걸쳐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