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적부터 일상의 작은 하나하나가 모두 버겁습니다.' 비판
어떤 글의 존재 자체가 세상에 민폐를 끼친다는 생각...공감하시나요?
내가 말하는 '글로 민폐끼치는 사례'
바로 '어렸을적부터 일상의 작은 하나하나가 모두 버겁습니다' 글입니다.
이 글이 82쿡에 처음 게시된 이후 여기저기에서 인용되며 사람들의 동조반응 일으켜서 멀쩡하던 사람까지 무기력하고 우울하게 테라포밍 시켜서, 이 글을 아주 싫어합니다.
우울증과 무기력은 너의 의지와 노력 부족이라고 회초리질하자는게 아니고요.
그러니 필자의 상황을 부정하는 것도 아닙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어요.
내가 이 글을 싫어하는 건 필자의 성향과 태도가 아니라, 이 글이 인용되는 방식이예요.
본문 댓글에서는 분명 '타고나길 에너지가 낮은 사람이 있다, 그래도 뇌는 가소성이 있기에, 매일 조금씩만 실천하면 필요한 만큼 나를 키울 수 있다'는 조언이 있는데, 인용에서는 그건 쏙 빼놓고 무기력과 자기연민을 합리화하는 방식으로 쓰여서 그래요.
글쓴이의 무기력은 유감스럽지만 자기 생각 노출로 하여금 세상에 악영향을 끼친 바, 글쓴이가 카르마를 지었다고 봅니다!
이런 얘기 하면 평생 의욕 뿜뿜 넘치는 사람은 에너지 총량이 없이 태어난 사람의 마음을 모른다, 배부른 소리 한다고 날 비난하는 사람이 있는데. 나라고 타고나길 에너지가 넘쳤을까요?
졸업해아하는데 20일간 논문 마무리 못하는 상태고 하루에 5분도 집중이 안되는 상태예요,
에너지가 방전되어서요.
다만 난 <마인드셋>의 저자 캐롤 드웩 교수님과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의 이민규 교수님의 가르침을 믿고 그저 나의 에너지 총량을 증진시키는 향상성 있는 사람...그게 내 정체성입니다!
그래서 내 무기력이나 우울을 함부로 전시하고 싶지 않아요. 위의 사례처럼 세상에 민폐를 짓기 쉬우므로.
내 생각을 세상에 퍼트리려면,본인의 글에 책임질 자세를 가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부족한 에너지총량을 타고났지만 내가 할일을 5분이면 끝낼 수 있는 작은 일의 단위로 조금조금씩 나눠서 이걸 하나하나 처리한다'라는 접근법으로, 작게나마 자아효능감을 모으고 조금씩 나의 성취감을 키워보겠다' 같은 작은 성취라도 쫌쫌따리 모으는 해결책까지 전시해서 내 글이 닿는 사람에게 긍정적인 정서까지 같이 전송해야 한다...이게 글을 쓰는 사람의 책임감이라고 생각합니다.
타고난 에너지 총량이 부족하길 태어났다고 에너지 넘치는 사람을 나댄다고 까내리며 자기합리화나 할 여력이 있다면 차라리 5분자리 자투리 일이라도 완성시키는 방식으로 조금씩 나의 효능감을 키워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