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마 악마가 있다면 사람들을 망치기 위해 퍼뜨렸을 생각

만사를 에너지 고갈로 정의내리는 요새 인식프레임에 반대한다

by K매니저

미국에서 조사한 연령대별 특성 강도의 상대적 변화.

갈수록 전 세대의 성실성, 친화성,외향성이 하락하며 특히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스레드에서 이에 대해 이유를 토론하자는 게시물이 달렸고 난 이렇게 답했다.



저는 이걸 정신과의사나 심리 전문가들이 '사람을 만나면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가설을 요새 대중심리학이 침소봉대시켜서 퍼뜨려대는 '만사 에너지 소진' 가설이 지나치게 신봉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작은 일에도 자기 에너지가 고갈된다고 전전긍긍하는 태도를 지니다보다 타인을 만나는 것,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모두 극도로 인색하고 소극적인 인간형으로 퇴보했달까.

만일 악마가 있다면, 그래서 악마가 인간을 어떻게 퇴보시킬지 궁리했다면 바로 인터넷이나 매스컴을 통해 이 '에너지 고갈론'이 대세로 자리잡게끔 끊임없이 글을 퍼뜨렸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요즘 인간의 모든 행위를 '에너지 고갈' 프레임으로 간주하는 사고방식에 반대한다.

이를테면 유명인의 사소한 실수에도 과다하게 이입하고 열을 내던 이가 나이 들어 예전만큼 남의 행동에 관여하지 않게 된 자신을 바라보며 "나도 늙어서 에너지가 떨어졌네" 로 귀결시키는 거.

그걸 에너지 총량 부족에만 결부질 게 아니라 나이 들며 다양한 사람들의 관점이 있음을 이해하고 좀 더 넓은 눈으로 조망하게 되어 관대함을 키웠다고 정의내릴 수 없어?

사람들이 매사를 에너지 부족이라는 프레임으로 해석하다보니, 시대정신 또한 뭘 시도하는데 인색해지는 행태를 자아냈다고 생각함. 사람들과 만나는 것도 에너지 떨어져, 뭘 스스로 선택하는 것도 에너지 떨어져. 그런 프레임으로 자신을 규정지으니 실제로 극도로 소극적인 인간으로 자기실현되잖아.

분명 만사에 에너지가 투입되어야 행동이 되는 건 원칙적으로 맞는 말인데 요새 사회엔 그 에너지 투입이 지나치게 의식되고 이러한 사회는 건강하지 않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글로 민폐끼치는 사람이 되지 않을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