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려든 건, 외려 나

by 지음

샤워하다, 칫솔을 꺼내려 걸을 때.

별 위협할 생각 없이 걸었건만, 거미는 예민하게 보고 기민하게 반응했다.

구석을 찾아 휙 숨더니. 내 쪽으로 몸 돌리고, 십만개의 겹눈으로 바라 본다.


눈이 마주친 순간, 나는 알았다. 내가 가난한 이유.

유독 나에게만 거친 시간들.


그건 내가 자본주의의 움직임을 살피지 않아서였어.

한 쌍 뿐인 눈으로, 멋대로 줄치고 다녀서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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