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2025년 10월 21일

by MONAD

읽으려다 덮고 읽으려다 덮고, 이렇다 보니

책의 내용이 살짝 재미있어도 아주 느리게 책을 읽는다.

생각해 보니 이유가 있었다.

나는 죽음이 들어간 책들을 별로 안 좋아하게 되었는데,

이 책은 글자부터 죽음이 너무 많다.

아무리 문장을 재미있게 특색 있게 포장해도 죽음은 그냥 죽음이다.

그 죽음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마음에 몹시 안타깝다.

어느 날 갑자기 여기 나오는 사람들처럼 누군가에게 죽을 날을 전해듣는 것도 내게는 심한 폭력과 같을 지도 모른다. 나의 죽음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가족을 아끼는 나의 집착때문인 것 같다.

사연도 많고 죽음도 많고 죽음만 있는 게 아니고 희망도 있겠지만,

오늘의 나는 그런 책을 읽을 에너지가 부족하다.

어제의 나는 그런 책, 예를 들면 어쩔 수 없이 살인 사건이 항상 존재하는 추리 소설 같은 것을 좋아했던 것 같다. 논리적으로 풀이하는 일을 좋아하고 또 추리하는 그 과정을 나 혼자서도 즐겼기 때문이었는데,

이미 많은 추리소설을 읽어버렸지만...


어느 날 죽음이 무엇인지 고민을 해본 후에 나는 죽음이 있는 글은 상당히 안 좋아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는 누군가의 죽음 이후에 남겨진 자의 스트레스를 힘들어하는 것 같다.

그래서 차라리 내가 죽기를 바랄 정도이다. 그러나 내가 죽으면 또 내 가족이 스트레스를 받겠지...


그래서 지금은 읽을 수 없는 책들이 존재한다.

아무리 재미있더라도... 오늘 지금의 나는 그걸 빨리 못 읽겠다.

이를 테면, 지ㅡ 지난번 금요일에 빌려온 책?


스타워즈 시리즈도 철학적인 스토리가 되어버린 이유가 그 이야기 안의 삶과 죽음이 너무 치열하고 슬프기 때문이다.


인간의 최대한 인간다운 강점은 무엇인가?

나는 그게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가장 강한 감정은 무엇인가? 이별이다.

생이별이든 사별이든 이별은 강한 감정이다.


왜 누군가의 죽음 없이 감동적이거나 혹은 흥미롭게 이야기가 흘러갈 수 없을까?

책도 죽음부터 시작하고 죽음이 꼭 들어가야 스토리가 되는 게 많고

영화조차도 지나치게 사람들을 많이 죽게 만든다.

옛날 영화에는 그런 게 많지 않아서 좋다.

슬퍼도 극복하는 과정이 아름다왔는데 요즘 영화는...

그런 과정은 거의 없이, 결과도 과정도 그 방법도 때때로 지나치게 잔인해서 개인적이며 또 슬프다.


내일의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지 지금은 생각할 수가 없다.

별일 없어도 오늘 겨우겨우 살아내고 있으니까,

지금의 나는 힘들게 흘러가도 오늘을 좋아한다.

아니 오늘만 좋아한다.

나는 오늘 지금 이 순간이 제일 좋다.

그래서 책은 겨우겨우 반쯤 읽어내다가 반납했다.

아주 잘한것 같다.

나중에 내일의 내가 마저 읽겠지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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