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그러니까,

by MONAD

골프장 가기 좋은 날이 많다.

내가 지내는 곳의 골프는 사람들의 일상같이 접근이 가까운 운동이다.

주변에만 해도 삼십 분 내외로 골프장이 아는 곳만 다섯이 넘는다.

모르는 곳도 합하면 더 많겠지 싶다.


골프장마다 풍경이 다르다.

지금은 잠이 와서 졸리니 나중에 한번 그 풍경을 길게 적어보련다.

고급 골프장은 못 가 보았다.

골프 좋아하는 사람 덕분에 먼 도시의 LPGA도 여러 번 따라다녀봤다.


정작 나는 골프를 안 한다.

태어나기를 근력이 약하고 큰 쇠막대기를 휘두를 힘이 없다고나 할까?

해보니 나는 골프공이 딱 맞는 그 공명의 순간을 늘 놓치는,

노래 부르기로 따지면 박자를 놓치는 상당한 음치이다.

한번 해보았다가 며칠을 끙끙 앓은 이후로 간식 싸들고 따라만 다닌다.

카트에 앉아 풍경을 구경하거나,

공이 가는 방향을 좋은 눈으로 따라가 저리로 갔다고 알려준다.

중간에 출출하면 사먹는 핫도그도 같이 먹으니 그 재미가 학생시절처럼 좋더라.


친구가 없으면 혼자 가서 그룹을 만들기도 하지만

내가 따라가면 혼자 쳐도 시간이 잘 간다.


다녀오면 어깨가 아플까 봐 찜질하라 잔소리하고,

골프공을 찾으러 험한 곳에 걸어 들어가면 잊어버리라고 소리치고,

가끔 기록을 남기면서 제대로 안 하면 격려는커녕 아픈 잔소리도 훅 날리는 내가 얄미운가 보다.

언제부터인가 같이 가자 말을 안 하고 친구랑만 다닌다.


그러거나 말거나,

골프공과 장갑을 몰래 챙기는 눈치만 보이면,

대놓고 간식을 챙겨주며 몇 명이냐고 물어보며 속으론 쓸쓸했던 를 스스로 칭찬해 본다.


골프 치기 좋은 계절이 또한 가을이 아닌가 하노라.


나처럼 본인은 하지도 않으면서 쓸데없이 아는 것만 늘어서 잔소리대장인 사람이 또 있을까?

덕분에 골프이야기를 이해할 귀를 지녀서 좋지만, 골프장 같이 다니기엔 불편한 ...

눈 좋은 나같은 사람이 또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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