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텔라언니 Jan 22. 2022

동아리가 사라진다고?

오늘 긴 장문의 카톡을 받았다.


 대학 시절 80프로 이상의 시간을 보냈던 동아리 <마당패탈>이 코로나로 더이상 신입생을 받지 못하고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었다.


후배가 구구절절이 쓴 카톡을 보며 여지껏 버텨온 것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사위, 아리랑, 선언 등등의 동아리가 다 사라졌는데, 마당패탈은 아직까지 살아남았다. 전국 탈패 중 가장 오래 살아 남았다고 한다.


나는 대학교에 입학해서 <연극 동아리>가 하고 싶었다. 뭔가 나의 껍질을 깨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과 선배언니들이 <총연>이라는 연극 동아리가 있긴 하지만 너무 재미가 없고 진지한 연극만 한다면서 탈을 소개해주었다.


동아리방에 이름과 삐삐 번호 쓰고 나온 후로 동아리 선배들은 시도 때도 없이 연락해서 밥을 사주고 공연을 보여주고 세미나를 시켰다. 한 학기가 지나니 어쩌다 공연까지 하게 되었다.


힘든 적도 많았지만, 장구와 탈춤을 배우면서 자연스레 우리 음악을 익힐 수 있었다. 늘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약자를 먼저 살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무엇보다 여지껏 자주 만나는 다양한 전공의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


그랬던 우리들의 공간이. 늘 쿰쿰한 냄새가 나고 장구가 널브러져 있으며, 컴퓨터는 켜져있던 그곳이 사라진다는 것이 마음이 이상하다. 마치 젊은 시절이 추억 속에 묻히는 것 같아서. 탈춤을 추면서 흘리던 땀이, 세미나를 하면서 고민하던 우리의 모습이, 열심히 마당극을 만들어 무대에 올리던 우리가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아쉽지만   없지. 그리고    사람들은 여전히  곁에 있으니 괜찮다. 그러나 이제 학생회관에 가도 우리 동아리방은 없다는 것이  섭섭하다


우리 동아리의 2006년 공연. 한참 아래 후배들이 참 예쁘다

https://youtu.be/L-3oJYcaQbE




작가의 이전글 <퓰리처 상 사진전 > 관람 후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