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회를 다녀온 많은 분들이 하는 불평 중 하나는 ‘도대체 박수를 언제 쳐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음악이 분명히 끝난 것 같아서 박수를 쳤는데, 자기 외에 아무도 박수를 치지 않으면 무척 민망하겠지요?
클래식 음악회에서 박수를 언제 쳐야 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프로그램에 나와 있는 곡목을 잘 살펴보는 것입니다.
위의 프로그램은 무슨 악기의 연주회일까요? 네, 첫 곡에 나와 있듯이 바이올린 연주회네요. 프로그램에 나와 있는 곡목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이해하는지 앞장에서 살펴보았지요. 곡목에 대한 정보를 잘 이해했다면 박수를 칠 때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곡목 아래 로마자가 중요합니다. 로마자를 보면 이 작품이 몇 곡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곡인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는 로마자가 1,2만 나와있네요. 2악장으로 되어 있는 곡이라는 뜻입니다. 알레그로 (Allegro)로 시작하는 1악장이 끝나면 여러분은 음악이 끝났다고 생각하실 거에요. 그러나 이 때 박수를 치면 안 됩니다. 연주자는 곧 숨을 고르고 미뉴엣 템포로(Tempo di minuetto) 2악장을 연주할 것입니다. 1악장과 2악장은 한 세트이므로 2악장까지 연주를 다 한 후에 박수를 칩니다.
두 번째 곡은 클라라 슈만의 작품이네요. 로마자가 1,2,3 나와 있지요? 즉 3개의 곡을 칠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박수는 세 번째 곡이 끝난 후에 치면 됩니다. 세 번째 곡은 클라라 슈만의 남편인 로베르트 슈만의 작품입니다. 이 곡 역시 로마자가 Ⅰ,2,3 세 개의 곡으로 구성된 작품입니다. 따라서 중간에 곡이 끝난 것 같더라도 꾹 참으세요. 세 개의 곡이 한 세트이므로 다 연주한 후에 박수를 칩니다. 그래야 곡 중간의 흐름이 끊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쉬는 시간 (intermission)이 끝나면 프랑크의 소나타를 연주하네요. 이 때도 로마자를 살펴보세요. 로마자가 이번엔 Ⅰ~Ⅳ까지 있습니다. 이 곡은 몇 악장일까요? 네, 맞습니다. 4악장입니다. 따라서 4악장까지 모두 연주한 후에 박수를 치면 됩니다.
이렇듯 미리 프로그램을 보고 연주할 작품이 몇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살펴보면 언제 박수를 칠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아직 프로그램 읽는 것이 익숙지 않고, 언제 박수를 쳐야할지 헷갈린다면 연주자가 일어나서 인사를 할 때 박수를 치면 됩니다.
그렇다면 앵콜은 몇 번이나 청해도 될까요? 보통 연주회에서 연주자는 앵콜곡을 한 두곡 정도 준비합니다. 준비한 프로그램을 모두 연주했는데도 관객들이 계속 박수를 치면 연주자는 감사의 뜻으로 앵콜곡을 연주합니다. 앵콜곡을 연주했는데도 관객들이 계속 박수를 친다면, 연주자는 두 번째 앵콜곡을 연주하기도 합니다.
클래식 공연에서 앵콜을 듣고 싶으시면 박수를 열심히 치면 됩니다. 앵콜곡을 연주한 후, 더 이상 준비한 연주자가 앵콜곡이 없으면 관객석에 불이 켜집니다. 그러면 음악회가 모두 끝난 것입니다. 가끔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기분이 좋아진 연주자가 앵콜을 3~4곡 할 때도 있습니다. 특히 유명한 연주자의 경우 관객들은 끊임없이 박수를 칠 때가 있지요. 그러면 연주자들도 관객의 호응에 힘입어 앵콜을 여러 곡 할 때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