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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언니 Sep 26. 2022

한국 가곡 합창의 매력

아메리칸 솔로이스츠 앙상블 공연을 보고

어려서 미션스쿨인 초등학교를 다녔다.

 일년에 한번 합창 음악회를 했는데 1~6학년 모두 참여해야하는 큰 행사였다.


3학년쯤인가 음악 선생님께서 아주 간단한 화음이 들어있는 곡을 가져오셨다. 제목은 <숲속의 소리>이었던가.


4부 합창이 아니라, 후렴의 멜로디에 화음을 넣은 간단한 2부 합창이었다. 그러니까 처음에는 유니송으로 부르다가 후렴 부분만 화음을 넣으면 되는 거였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곧 아이들은 알토 선율을 외워서 화음을 넣었다. 나도 알토 파트였다.


지금 생각하면 우리 둘째 정도, 10살의 나이였는데 화음을 넣으며 “이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구나” 하고 어린 나이에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4~6학년은 찬양반이라는 학교 성가대에서 활동할 수 있었다. 나도 찬양반을 3년 내내 했는데 합창곡을 실컷 불렀다. 매주 예배에서 특송을 해야 했으므로 꽤 빡셌지만 재미있었다.


6학년 크리스마스 예배는 음악선생님의 지도 아래 6학년이 성탄 음악극을 올렸다. 친구들이 요셉, 마리아, 동방박사의 분장을 하고 연기도 하고 노래도 했다. 나는 영광스럽게도 반주를 맡았다. 동방박사가 등장할 때 부르던 노래 (6/8박자로 말이 터덜터덜 오는 듯한 리듬으로 되어 있던)는 멜로디도 대충 생각이 난다.


이렇듯 음악에 대한 수혜가 많은 학교를 졸업한 것은 나에겐 참 행복한 일이었다. 예고에 들어가서는 아예 일주일에 한번씩 합창 수업이 정규수업으로 있었다. 학교 예배에서 음악과 학생들은 특송을 올려야 했으므로 합창은 늘 할 기회가 있었다.


그래서, 대학에 입학하고 과 선배 오빠가 합창단 동아리의 지휘자였고 우리에게 합창단에 들어오라고 매우 꼬셨지만  넘어가지 않았다.


 어린 시절부터 늘 해오던 합창 말고 대학에서는새로운 것, “연극”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과 선배언니가 재미있는 연극 하는 곳을 안다며 가르쳐준 곳이 탈방이었고 그 곳은 탈춤과 풍물 등 내가 배우리라고 전혀 의도하지  않은 여러 가지를 가르쳐준 공간이었다.


나는 여전히 여러 사람들이 모여 합창이나 합주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함께 만들어내는 화음이 잘 맞았을 때, 무언가 온몸에 전율이 느껴지는 감동을 느낀다.


그저께 우연히 티비에서 한미 수교 기념 음악회를 보았다. 미국의 성악가를 모아 합창단을 만들고 국립합창단 지휘자인 윤의중씨가 한국 가곡을 가르쳐서, 미국인들이 한시간 반동안 한국 가곡으로만 합창을 했다.


그런데 딕션이 얼마나 완벽한지, 벽안의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완벽하게 하고 있었다. 게다가 프로 성악가들이니 음악을 만드는 솜씨 또한 훌륭했다. 그들은 한국 가곡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몰랐다고 극찬을 했다.


남편과 나는 합창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했다. 첫 곡인 <못잊어>는 ob 합창단에서 남편과 같이 공연했던 곡이었다. 중간에 나온 <청산에 살으리랏다>도 넘 좋았다.


요즘은 조혜영, 조성은 등 젊은 작곡가들이 세련된 멜로디로 합창곡을 만든다. 우리가 중고등학교 다닐 때보다 합창곡이 훨씬 세련되고 아름다운 것이 많다.


 음악회가 유튜브에 올라와 있어 링크를 올린다. 즐감하시길. 티비는 유튜브보다 음향이 훨씬 좋았다. 유튜브는 용량상 소리를  많이 깎은  같아 아쉽다. 그러나 딕션만으로도 사실 놀랍다.


5 40  <못잊어 >, 29 20초쯤 <청산에 살어리랐다> 추천합니다. 앵콜곡은 <셰난도>였는데 이것도 합창단에서 많이 불렀던 곡이라 감회가 새롭네요!

https://youtu.be/WyUXpq61s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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