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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언니 Jun 24. 2022

오케스트라vs독주자 - 협주곡 알아보기

 텔레비전이나 음악 교과서에서 이런 광경을 본 적이 있나요? 

    

 빨간 옷을 입은 피아니스트가 무대 중앙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오케스트라가 함께 연주하고 있지요? 협주곡이란 이 사진처럼 독주자가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하는 장르를 말해요. 꼭 피아노만 독주자로 설 수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트럼펫 등 다양한 악기들이 독주자로 등장해 오케스트라와 연주를 합니다.      

 협주곡은 원어로 콘체르토(concerto)라고 합니다. 이 말은 콘체르타레(concertare)라는 동사에서 비롯되었는데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어요. 이탈리아어로 ‘콘체르타레(concertare)'는 ’협력하다‘ 라는 뜻의 동사입니다. 반면 라틴어로는 ’콘체르타레(concertare)'는 ‘경쟁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요. 뜻이 반대인 두 가지 어원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협주곡은 독주자와 오케스트라가 때론 협력하고 때론 경쟁하면서 연주합니다.      

 협주곡은 바로크 시대 즉, 1600-1750년경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유럽에선 악기 제조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지금과 비슷한 피아노, 바이올린이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어요. 바로크 시대에 가장 인기 있었던 독주악기는 바이올린이었어요. 빨간 색 머리가 인상적인 신부님이자 작곡가였던 비발디는 바이올린 협주곡을 450여개나 작곡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유명한 <사계>입니다. 사계절의 모습을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의 협주로 묘사했지요.      

 고전주의 시대에는 피아노도 인기 있는 독주악기로 떠올랐어요. 당시 대표적인 작곡가였던 모차르트와 베토벤은 피아노를 매우 선호해서, 피아노 협주곡을 여러 곡 남겼지요.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 2악장>은 영화에도 자주 사용될 만큼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곡입니다.     

19세기 낭만주의 시대로 가면 협주곡의 모습이 변합니다. 예전에는 오케스트라가 먼저 연주를 하고 독주자가 대화를 이어가듯 뒤이어 연주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오케스트라가 아닌 독주자가 먼저 연주를 시작합니다. 프랑스 혁명이 끝나도 세상이 별로 달라진 것이 없어 실망을 한 유럽 사람들은 사회적 관심이 줄고 개인주의가 팽배했습니다. 그리고 예술가 개인에 집중하면서 예술가는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천재’라는 이미지가 생겼어요.      

 따라서 독주자를 무대에서 부각시키려는 시도를 하게 되지요. 그래서 모차르트는 오케스트라가 주제를 먼저 연주하고 독주자가 바톤을 이어받아 주제를 반복해서 연주하도록 작곡했지만, 멘델스존이나 차이코프스키, 라흐마니노프 같은 낭만주의 작곡가들이 독주자를 돋보이게 하려고 제일 먼저 등장하도록 했지요. 그리고 어려운 기교를 잔뜩 사용해 독주자의 화려한 테크닉을 보여주는 곡을 만들었지요.      


보통 협주곡은 3악장으로 되어 있어요. 악장은 하나의 노래라고 생각하면 되요. 좀 긴 노래지요. 협주곡은 3개의 노래로 되어있고, 보통 1악장은 빠르게, 2악장은 느리고 서정적으로, 3악장은 피날레로 매우 빠르게 연주합니다. 초보자는 세 악장을 한꺼번에 듣지 않아도 됩니다. 한 악장씩 들어보세요.     

 

참! 1악장이나 3악장 말미에 잠깐 오케스트라가 멈추고 독주자만 연주할 때가 있습니다. ‘오케스트라가 박자를 놓쳤나? 왜 가만히 있지?’ 하고 의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때 오케스트라는 일부러 연주를 멈추는 것이랍니다. 오케스트라 없이 독주자가 혼자서 10분 정도 연주를 하는데 이 부분을 ‘카덴차(cadenza)'라고 합니다. 이 때 독주자는 자유롭게 자신의 기량을 과시하며 연주합니다. 관객의 이목이 독주자에게 집중되는 시간이지요. 독주자는 즉흥연주로 자신만의 ’카덴차‘를 연주하기도 하지만, 작곡가가 미리 작곡해놓은 여러 개의 ’카덴차‘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서 연주하기도 합니다.      


아래에 대표적이고 널리 알려진 협주곡 몇 개를 추천해보겠습니다.      

<추천 감상곡>

비발디 <사계> 중 ‘봄’ : 지하철이나 화장실에서 자주 나오는 곡이라 여러분도 잘 아는 곡일 것입니다. 어릴 때 소아마비에 걸려 휠체어를 타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작 펄만’이 연주하는 동영상입니다. 이작 펄만은 신체적인 장애 때문에 앉아서 연주하는 걸로 유명하지요. 이 동영상에서는 연주뿐만 아니라 지휘도 함께 하네요! 

https://youtu.be/TKthRw4KjEg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2악장 : 영화에도 사용될 정도로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곡입니다. 2악장이라 느리고 선율이 참 아름답습니다.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출연한 적이 있는 유명한 한국 피아니스트 손열음씨의 연주입니다.

https://youtu.be/RU9dRIE7rII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1악장 : 라흐마니노프는 이름이 좀 낯설지요? 그러나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 1위에 뽑혔을 정도로 낭만적이고 우수어린 그의 피아노 협주곡은 매우 유명합니다. 러시아 출신인 그는 손이 매우 크고 당대 유명한 피아니스트이기도 했어요. 옥타브를 넘어서 도~높은 미까지 10도가 넘는 음정도 척척 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곡 역시 엄청난 테크닉이 필요한 곡입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씨의 연주입니다.

https://youtu.be/aNMlq-hOI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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