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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언니 Jun 24. 2022

언어와 음악의 유사성

음악과 언어의 유사성에 대해 공부하는 “음악기호학”이라는 학문이 있다. 언어에서 음절, 단어, 구, 문장이 음악에선 무엇에 해당하는지 프랑스 학자 소쉬르의 견해에 따라 정리한 것이다.


예를 들어 음절은 , 단어는 모티브(선율의 가장 작은 단위. 예를 들어 운명 교향곡의 “따따따 딴”), 구는 프레이즈, 문장은 프레이즈의 조합 이런 식으로 대칭 나열한 것이다. 나는 학부  수업에서 들으면서 너무 억지 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 나는 음악과 언어가 참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모차르트 음악을 예로 들어보자. 프레이즈 구분이 짧고 명확하다. 영창 피아노 선전에 나온 피아노 소나타 16번이 예로 들기 좋다. 두 마디씩 (도 미솔 시도레도)(라솔도 솔파미) 하며 대구를 이룬다.

https://youtu.be/YVfuBfcgFrI


클래식 음악을 오래 공부한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다. 프레이즈가 가는 방향이 있고 프레이즈를 어떻게 표현할 지가 굉장히 중요한 관건이라는 것을.


언어도 마찬가지이다.


My teacher who is from England teaches us English very well.


이라는 문장을 예로 들어보자. 여러 개의 구로 이루어진 문장을 어디서 끊고 읽어야 하는지 중요하다.


My teacher who is from England // teaches us English //very well.


마치 각기 다른 블록으로 연결된 장난감 기차처럼 문장이 만들어져있다.


프랑스어나 중국어도 어디서 끊어읽는지가 독해에 매우 중요하다.

(특히 띄어쓰기 없이 쓰는 중국어 지문을보면 처음에는 어디서 끊어 읽어야할지 감을 익히는데 꽤 오래 걸린다)


구와 구의 끊어읽기, 그래서 문장의 뜻을 잘 이해하는 것은 음악에 있어 프레이즈를 파악하고 작품의 진행을 이해하는 것과 너무 비슷하다. 그리고 그것을 마침내 잘 이해했을 때 오는 짜릿한 쾌감이 있다.


피아노를 치는 일도, 중국어 동화책을 읽는 일도 비슷한 쾌감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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