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 친정 조카의 결혼 덕분에 오랫만에 친척분들을 많이 뵈었다. 친할아버지는 화성에서 살던 중농이었는데 3형제가 나란히 집을 짓고 살았다. 어린 시절 친가에 놀러 가면 작은 개울가를 건너 언덕 위의 큰 할아버지댁과 언덕 아래의 작은 할아버지댁에도 당연히 놀러가곤 했다. 세 할아버지네 모두 왕래가 잦았고 6촌 언니의 체감 거리는 4촌 언니 정도였다.
큰 할아버지와 작은 할아버지는 아들을 하나씩 두고 자식을 많이 낳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 할머니는 자그만치 아들 일곱에 딸을 둘이나 두었다. 사실 세명이 어렸을 때 죽었기 때문에 할머니는 열두명의 아이를 낳은 것이다.
아홉명의 자식은 다 무럭무럭 자랐고 보통 2~4명의 자녀를 두었다. 우리 가족은 결혼식마다 늘 친척이 넘쳐났다. 이제 어른들도 많이 돌아가시고 예전보다 참석율이 저조한데도 사진을 찍는데 사돈댁보다 우리쪽 친척 수가 훨씬 많았다.
오랫만에 만나도 친척은 왠지 정겹다. 큰 할아버지댁의 큰 엄마는 처음본 우리 둘째를 보고 얼른 지갑에서 용돈을 주신다. 삼촌들은 반갑다고 손을 잡고 엄마 아빠의 안부를 물으신다. 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아니 그 이전부터 맏이 노릇을 하던 아빠는 우리 집안의 최고 어른이었는데, 건강 때문에 손주의 결혼식에 오진 못하셨다.
오랫만에 만난 사촌언니들과도 반갑게 인사한다. 이제 갱년기를 맞은 사촌언니들, 혹은 노년기에 접어든 사촌 오빠들을 보면 참 세월이 무상타. 그래도 결혼식 덕분에 따뜻한 기운 많이 받고 왔다. 다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