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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언니 Jul 02. 2023

베토벤 교향곡 7번 2악장

20대 중반 나는 한 작곡가 선생님의 문하에서 1년간 친구들과 공부를 했다. 그 때 베토벤 교향곡을 Four hands(두 사람이 같이 피아노를 치는 곡. 연탄곡)로 편곡한 악보로 1-9번까지 모두 연주를 했다.


레슨 전에 미리 집에서 곡을 수도 없이 듣고 갔다. 매번 한 악장씩 공부했는데, 선생님은 오케스트라 총보를 보면서 음악을 미리 듣고 오라고 했다. 그것도 한번에 한 악기씩 집중해서 들으라고. 바이올린 선율만 듣거나, 플루트 선율만 듣거나, 트럼본 선율에 집중해서 듣는 것이다. 보통 10가지 이상의 악기가 사용되므로 나는 같은 곡을 10번 이상 들어야 했다.


그렇게 베토벤 교향곡을 하나 하나 도장깨기 하듯 공부하며 나는 베토벤의 매력에 빠졌다. <전원> 교향곡과 <합창> 교향곡, 그리고 오늘 소개할 7번 2악장은 나의 최애 작품이 되었다.


이 곡은 푸가 형식이다. 같은 선율이 반복되고 악기가 하나씩 더해지며 긴장감을 만들어간다. 선율은 단조인데 외롭고 쓸쓸하다. 평생 남들과 교류하지 못 하고 외톨이로 지낸 베토벤의 삶을 보는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답다. 장엄하다.


카라얀의 지휘이다

https://youtu.be/3nQp0IVkqDE

번스타인의 연주이다

https://youtu.be/m5efeRxYM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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