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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언니 Mar 18. 2024

라벨의 음악과 벨라스케스의 그림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1875~1937)은 스위스 출신 엔지니어인 아버지와 스페인 출신 어머니 아래에서 자랐습니다. 그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동차나 기계에 관심이 많았고, 어머니의 영향으로 스페인 문화와 음악에 조예가 깊었지요. 


 중산층이었던 라벨의 부모님은 라벨의 음악교육을 위해서 파리로 이사를 갑니다. 라벨은 14세에 파리 음악원에 입학해서 20살까지 교육을 받았으며, 그 이후에는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학교를 그만 둡니다. 그는 포레, 샤브리에 등 프랑스 대표 작곡가에게 사사받았습니다.


 라벨은 스페인의 궁정화가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마르가리타 공주의 세살 무렵 초상>을 보고 영감을 얻어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라는 작품을 작곡합니다. 

벨라스케스, <마르가리타 공주의 세살 무렵 초상>


 벨라스케스는 1600년대 스페인 펠리페 4세의 총애를 받는 궁정화가였습니다. 1656년 경 우리에게도 익숙한 걸작 <시녀들>을 그려냈습니다. 화가의 작업실에서 시녀들을 거느린 어린 마르가리타 공주가 가운데에 보이며, 아버지 펠리페 4세와 왕비의 모습이 거울 속에 보입니다. 왼쪽에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벨라스케스 본인을 그린 것 같습니다.


 마르가리타 공주는 15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외삼촌 뻘인 신성 로마제국 황제 레오폴트 1세와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혼 전 공주의 모습을 레오폴트 1세에게 보여주기 위해 그림을 그린 것입니다. 그녀는 먼 타국으로 시집을 가서 결혼 생활 7년 만에 사망합니다. 불과 22살의 나이에 요절한 것입니다. 


라벨은 24살에 안타깝게 요절한 마르가리타 공주의 그림에 영감을 받아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작곡합니다. 파반느는 유럽궁정에서 추던 매우 느린 춤곡입니다. 이 곡은 느린 템포로 마치 영화나 드라마 배경음악처럼  대중적인 선율이 진행되는 곡입니다. 원래는 피아노 곡으로 만들었지만 1910년 라벨이 관현악곡으로 만들었습니다. 오늘은 관현악곡으로 들어볼게요.

https://youtu.be/DVtNt-6OTM8?si=gKYzx7UZVYA_eSQ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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