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세상을 뜨신지 1주일이 지났습니다.
1년간 병원생활을 한 아빠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 열흘 전. 아빠는 사흘간 우리에게 작별 인사를 할 기회를 주시더니 하늘로 가셨습니다.
오늘은 일요일, 아빠가 돌아가신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지난 열흘간 우리 가족은 슬픔과 애도 속에서삶과 죽음에 대한 여러 느낌과 통찰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인간은 죽어서 한 줌 재가 된다는 것이 거짓이 아니며, 따라서 선하게 제 삶을 채우고 싶다는 강한 바램이 저도 모르게 생겼습니다.
아직은 아빠가 안 계시다는 것이 잘 실감이 안 납니다. 친정집에 가면 여전히 아빠가 계실 것 같아요.
장례를 치르고 집에 오니 일상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들 학교 보내고 살림하고 또 제 일을 하다보면 하루가 휙휙 갑니다. 힘든줄도 모르고 일상을 보내다 오늘 주일미사에 갔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미사 중 기도할 때, ”힘들어요 예수님“ 하고 털어놓게 된 것이지요.
저는 사실 힘든 상황에선 힘든 줄도 모르고 일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무리를 한 적도 있지요.
장례를 치르면서 몸도 마음도 지쳤는데, 며칠 쉬니 어느 정도 회복을 했고 그래서 제가 속으론 힘들다는 것을 잘 몰랐던 거 같아요.
아빠가 위독해지셨다는 연락을 받고 아빠를 보내기까지 너무 많이 울어서일까요. 아님 아빠의 귀에 대고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을 원없이 해드려서 일까요? 아빠께서 이제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실 거라는 믿음 때문일까요?
저는 걱정했던 것보다 일상을 잘 살아내고 있습니다. 물론 평소보다 피곤이 엄습하고 마음 한 귀퉁이가 떨어져 나간 것 같은 느낌이 들긴 합니다.
그러나 제 진짜 속마음은 하느님 앞에서 “저 힘들어요” 하고 매달리고 울고 싶었던 것 같아요.
친한 신부님께서 아버지를 여읜 저를 위로하시며 주님께 쉼을 청해보라고 하셨습니다. 이제 저는 쉼을 청해야 할 때인 듯 합니다. 쉬고 몸과 마음을 잘 추스리며 다시 가족들과 제 삶을 걸어가야겠습니다.
아빠, 사랑해요.
아빠의 딸인 것이 참 감사합니다.
하늘나라에서 편하게 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