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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루빈슈타인 대 호로비츠

by 스텔라언니

아르투르 루빈스타인(1887~1982)은 폴란드에서 태어난 피아노의 거장입니다. 그의 부모는 음악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어요. 아버지는 직물 공장을 운영했고 어머니는 평범한 가정주부였습니다.

그는 세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비범한 재능을 보였습니다. 1년 후에 연주회를 열 정도였죠. 열 세살에는 베를린 필과 모차르트 협주곡을 연주하였습니다.

그는 더 넓은 세상에서 음악을 배우고 싶은 열망으로 파리로 갔습니다. 그 곳에서 드뷔시, 라벨, 생상스를 만났지요. 그러나 초기에는 무명 피아니스트로 돈이 없어서 공원에서 노숙을 하기도 했답니다. 마침내 1916~1917년 스페인에서 연주회를 120회나 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오랜 기간 폴란드 지휘자의 딸 넬라를 사랑했어요. 자그만치 23살이나 나이 차이가 나는 여인이었죠. 마침내 1932년 그들은 런던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결혼 이후 루빈스타인은 크게 달라졌어요.

“내가 죽은 다음에 내 자식들이 나를 어떤 음악가로 기억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1936~1939년까지 시골에 머물며 맹연습에 들어갑니다. 그 후 뉴욕 카네기홀에서 차이콥스키 협주곡을 연주했는데 평론가들은 “거인이 되어 돌아왔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는 연주자 인기도 조사에서 늘 1위로 뽑히는 클래식계의 스타였어요. 그가 높은 대중성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청중이 원하는 곳은 어디든 가서 연주를 했고, 소수의 관람객이 있어도 최선을 다해 연주했기 때문이에요. 관객에게 예의를 다했고, 무대에서 쇼맨쉽도 좋았어요.

그는 여자, 술, 파티를 좋아하는 외향적인 성격이었고 8개 국어를 해서 누구와도 대화가 가능했지요. 쾌활하고 품위있고 말솜씨도 좋아서 인기가 많았어요.

음악에 있어서도 타고난 무대체질을 자랑했어요. 세부적인 테크닉에 신경쓰기 보다 큰 그림을 잘 그리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그는 특히 쇼팽 연주로 매우 유명했습니다.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 2악장>을 들어보죠. 그의 나이 무려 88세 때의 연주입니다. 당시 그는 시력이 너무 안 좋아져 악보는 물론이고 지휘자도 잘 안 보일 정도였대요. 평생을 음악에 헌신한 거장의 모습이 초연하고 맑습니다.

https://youtu.be/nhZm-vr4QZo?si=cO4jlQNQmyuAHDuG

루빈스타인과 전혀 다른 성격의 피아니스트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1903~1989)는 러시아(현재는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에프)에서 태어났습니다. 루빈스타인보다 20년 후배입니다.

그는 까탈스럽기가 이루말할 수 없었어요. 늘 자신의 피아노로 연주해야 한다며 연주홀까지 비행기로 피아노를 날랐습니다. 연주회는 항상 일요일 4:30에만 열렸어요. 채식주의자였으므로 연주 여행시 전속 요리사를 대동했습니다.

루빈스타인들은 다른 음악가들과 함께 연주하기를 즐겼지만, 그는 평생 독주만 했어요. 그리고 피아노 레슨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루빈스타인처럼 그도 모든 활동을 접고 은둔의 시기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평생 총 22년이나 은둔을 했습니다. 그러고도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고 늘 대표적인 피아니스트로 추앙받았다니 놀랍지요?

세기의 지휘자 토스카니니의 사위가 된 그는 장인의 음악에 고무되어 1936~1939년 연습에만 몰두하는 첫 은둔의 시기를 갖습니다.

이후 1953년 건강 악화를 이유로 모든 접촉을 끊고 침묵하기 시작했어요. 무려 12년동안 그의 연주를 들을 수 없었어요. 간간히 레코딩 작업만 했습니다.

1965년 뉴욕 카네기 홀에서 복귀 무대를 가졌어요. 공연의 제목은 <역사적 귀환>이었죠. 이 공연에서 앙코르만 총 15회를 할만큼 엄청난 성공을 거뒀습니다.

그는 연주할 때 손 모양이 이상하기로 유명했어요. 보통 계란 쥔 것처럼 손모양을 하라고 하는데, 호로비츠는 손가락을 쭉 펴고 쳤어요. 그리고 페달도 거의 사용하지 않았어요. 그러나 피아노를 통해 노래하는 그의 연주는 가히 환상적이었지요.

그의 음반 중 20장이 그래미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는 쇤베르크를 비롯한 현대음악을 싫어했어요. 드뷔시와 라벨도 거의 연주하지 않았죠. “내가 어떤 것도 느낄 수 없는데 어떻게 연주하란 것인가”라고 말했다고 해요.

그가 연주한 슈만의 <트로이메라이>는 정말 아름답죠. 여러분도 잘 아시는 대중적인 곡입니다.

https://youtu.be/cnSvUjwvZZs?si=UjtnJ87HVyPzhunz

그럼 오늘도 아름다운 음악 들으며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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