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혼자 설거지를 하다가, 아이들 방 불을 하나씩 끄고 나오다가, 혹은 아무 이유 없이 걷고 싶어질 때
자연스럽게 듣는 노래들이 있다. 그 중 몇곡은 일본 가요다.
처음 Stay with me를 들었을 때를 아직도 기억한다. 이 노래는 누군가를 붙잡지 않는다.
다만 “지금 이대로 조금만 더”를 말한다. 뭔가를 더 원하기엔 지쳤고, 그렇다고 완전히 혼자이긴 싫은 심정을 노래한다.
바다가 리메이크한 버전도 멋있고 강남과 기안 84가 부르는 것도 좋다.
https://youtu.be/40v_N14OYc4?si=7rZftcQD3HXA5hch
여름이 되면 Stop the season in the sun이 듣고 싶다. 기아 야구팀의 응원송이기도 한 이 곡은 무조건 신나는 노래이다.
여름을 아직 충분히 즐기지 못했다는 생각과 그래도 이제는 돌아가야 한다는 체념이 함께 있는 순간.
계절을 멈추고 싶다는 심정을 노래한다.
https://youtu.be/-XTWsydifG0?si=-J8eI5oBl-2WlJA9
역시 여름 노래 중 하나인 푸른 산호초는 아무 생각 없이 틀어도 기분이 먼저 밝아진다.
이 노래의 가사를 보면 좋아하면 그냥 좋은 게 전부였던 시절의 순수한 사랑이 연상된다. 사랑이란 게 원래 이렇게 단순한 감정이었지, 하고 잠깐 마음이 가벼워진다. 80년대 일본 버블 경제 시절의 호황을 느낄 수 있는 노래. 하니가 도쿄돔에서 불러 큰 화제를 모았다.
https://youtu.be/Rj7N4ThLGQY?si=P2wXeWuFJLrs2Adh
오도리코를 좋아하게 된 건 비교적 최근이다. 큰 애가 좋아해서 따라 듣다 보니 좋아하게 됐다. 어둡고 애매한 분위기의 노래이다.
이 노래 속 사랑은 설명하지 않고, 정의하지 않고,
그저 움직인다. 가까워졌다가 멀어지고, 확신이 생겼다가 다시 흔들린다. 너무 많은 것을 알기에 더 조심스러운 사랑.
https://youtu.be/xf1feLxqhDc?si=uXBa9d_1929I1am3
그리고 레몬. 사랑이 끝난 뒤에도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선명해질 수 있다는 걸 이 노래는 아주 담담하게 말한다.
<언내츄럴>이라는 재미있는 법의학 드라마 주제가이기도 하다.
https://youtu.be/r0onvVKKig8?si=b8w05oCjXLfcd1KG
나는
어떤 계절을 견디고 있었는지,
무엇을 붙잡고 무엇을 놓아주고 있었는지.
그 시간을 살아낸 나를
조용히 인정해주기 위해서
이 노래들을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