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조용히, 하나씩 줍습니다

by 스텔라언니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을 알면서도

오늘은 조금 말하고 싶어졌다.


요즘 ‘줍깅’을 시작했다.


한국은 길거리 쓰레기통이 거의 없다.

언제쯤 다시 생길까, 그런 생각을 종종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생각을 바꿨다.

‘없으면… 내가 조금 주우면 되지.’


예전에도 가끔 눈에 띄는 쓰레기를 한두 개씩 주운 적은 있었지만

손으로 줍는 건 어딘가 망설여졌다.

그래서 집게를 하나 샀다.

생각보다 가볍고, 생각보다 편했다.

오늘도 동네를 한 바퀴 돌며 줍깅을 했다.

평소와 비슷하게 40분 정도 걸었을 뿐인데

몸을 더 쓰는 느낌이 들었다.

허리를 굽히고, 손을 뻗고, 다시 걷는 반복 속에서

운동이 자연스럽게 스며 있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마음이 맑아졌다.

거리의 작은 쓰레기들이 사라질수록

내 안의 먼지도 함께 정리되는 기분이었다.


다만 한 가지 생각은 계속 들었다.

담배꽁초만 없어도 훨씬 깨끗할 텐데.


비닐봉지를 가득 채우고 돌아오는 길,

아파트 청소하시는 분이 나를 보며 웃으셨다.


“청소하셨어요?”


그 말이 괜히 따뜻하게 들렸다.

청소하는 사람은, 청소하는 사람을 알아본다는 생각이 들었다.


쓰레기통이 없는 현실을 탓하기보다

조금씩 줍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우리 동네는 더 금방 깨끗해질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몸도, 마음도 조금 더 가벼워질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동네를 한 바퀴 돌며

조용히 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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