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배우는 즐거움

언어를 통해 문화 배우기

by 스텔라언니


2018년 남편이 중국으로 파견을 나가면서 나는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장도 보고 아이들도 케어해야 하는 것은 나의 몫이다. 그러려면 중국어를 몇마디 할 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중국으로 떠나기 5개월 전부터 중국어 수업을 받았다. 그 정도 중국어로는 망망대해 같은 중국어 세계에 발끝 하나 댄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중국에 도착한 날 깨달았다.

중국에 머문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꾸준히 주 1회 중국어 과외를 했다. 그리고 우연히 중국인 1명을 소개받아 주말마다 한국어-중국어 언어교환을 했다.

생활 중국어는 좀 늘었으나 좀체로 중국어가 늘지 않았다. 뉴스나 동네 아줌마들의 이야기, 아파트 게시판에 붙은 공지사항등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나는 중고등학교 시절 한자를 배운 세대라 기본 한자는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마오쩌둥이 인민들이 쉽게 한자를 익힐 수 있도록 “간체(한자를 간소하게 만든 버전)”를 만들어 사용하게 했으므로 내가 알고 있는 한자와 간체가 달라 다시 외워야 할 때도 많았다.

한국에 돌아온 후 중국어 공부를 손놓기가 아까웠다. 한 나라의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그 나라의 문화를 익힌다는 것인데 이제 좀 맛본 중국어 공부를 중단하면 완전히 잊어 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네이버 카페 스터디 모임에 가입해서 계속 회화책을 공부했다. 그리고 중국어-한국어 언어 교환을 하는 친구와 요즘도 화상통화로 일주일에 한번 언어 교환을 한다. 드라마도 되도록 중국 드라마를 봤다.

그러자 얼마전부터 중국 드라마를 보며 단어들이 꽤 들리기 시작했다. 물론 전체 문장이 완벽하게 들리진 않지만 나에겐 꽤 고무적인 현상이다.

중국어를 배우면서 한자 문화권인 동아시아가 얼마나 긴밀히 관계를 맺고 발전했는지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 중국어와 한국어는 단어의 70프로 정도를 공유한다. 한자는 동일하나 발음이 다른 것이다.

중국에서도 학교는 학교이고, 도서관은 도서관이다. “현재, 기자” 같은 단어도 같은 한자를 쓴다. 물론 발음이 다르다.

그리고 문법이 매우 다르다. 중국어는 영어와 같은 어순을 쓴다. 그래도 단어가 비슷하고 발음도 비스무레 하니 외우기가 쉽다. 예를 들어 도서관은 한자로 图书馆(투슈관)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미 도서관이라는 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연상해서 “투슈관”을 외울 때 다른 외국인보다 좀더 쉽다. 물론 성조까지 외워야 하므로 외울 것이 많다. 그래도 한국인, 일본인은 중국어를 상대적으로 빨리 배운다.

영어와 프랑스어가 70프로 정도 단어를 공유하고 동일한 어원을 갖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영어에서 nationality를 불어에서는 “나쇼날리떼”라고 발음한다. 스펠링도 조금 다르다. 어순도 좀 다르다. 그래도 인접한 두 국가는 많은 단어를 공유한다.

더구나 같은 라틴어권인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이태리어와 불어는 매우 흡사하다. 어미만 다른 경우도 많다. 나는 프랑스에서 어학원을 다닐 때 같은 클래스에 있는 스페인 애들이 나와 같은 레벨인데도 말은 못해도 글을 읽으면 대충 불어를 이해하는 것이 참 부러웠다. 마치 우리가 한문을 읽으면 대충 이해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중국어를 배우면 배울수록, 한자를 외우고, 한국어 중 한자어에 쓰인 한자에 대해 공부할수록 중국과 한국 문화의 긴밀한 관계, 유사성, 혹은 차이점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여튼 두 나라가 문화적 교류를 많이 하며 영향을 주고 받은 것은 틀림없다.

나이 마흔이 되어서야 중국어를 배우며 동아시아 문화에 관심을 가지다니.. 그 전에는 영어와 불어, 독어를 배우며 서양 언어의 관계에 관심이 많았고, 더구나 전공이 서양 음악사이다 보니 나는 내가 속한 동아시아보다 유럽의 문화와 역사를 더 꼼꼼히 배웠다.

그러나 중국어를 배우면서 동아시아에 대해 관심이 생기고 애정이 생긴다. 나와 언어교환을 하는 중국인 친구도 “언어를 배우는 것은 문화를 배우는 거야. 나는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이 더 가깝게 느껴져”라고 말했다.

나도 같은 마음이다. 중국어가 어느정도 수준에 이르면(나는 청소년 소설 정도를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꿈이 너무 큰가..) 일본어를 배워볼 생각이다.

예전에도 얘기했듯이 나는 음악만큼 언어를 좋아한다. 어쩌면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ㅋ. 평생 여러 언어를 취미 삼아 배워서 그나라 소설도 읽고 신문이나 뉴스도 대충 이해하고 여행가면 써먹고 싶다. 그저 나의 취미생활이다.

한데 중국어를 배우니, 같은 동아시아의 한자 문화권의 일본어에도 관심이 간다. 베트남어도 한자 문화권이라고 하는데 과연 내가 동남아시아 언어까지 배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ㅋㅋ

여튼 중국어는 참 매력적인 언어이다. 글자 하나가 하나의 뜻을 가지고 있어서 문법은 정말 간단하다. 그냥 간단한 어순에 따라 한자를 나열하면 된다.

그러나 슬프고 애석한 일은 외워야 할 한자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대로 회의, 형성의 방법으로 뜻과 뜻, 혹은 뜻과 음이 만나 새로운 문자를 만들므로 공부하다보면 대충 때려맞추는 능력이 생긴다.

중국어 청소년 소설, 아니 동화책이라도 술술 읽을 수 있는 날이 어서 빨리 오면 좋겠다. 그러면 지금보다 중국 한국을 이해하는 눈이 더 깊어질 테니까^^


아래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중국 배우가 부르는 중국 노래 ^^


https://youtu.be/5G5YIfBHSX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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