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아기도 마지막 순간엔 엄마가 필요했을 것이다.
CCTV에 포착된 범죄 현장 모습입니다. 주차된 택시만 골라 턴 일당이 잡혔는데요.
이틀 동안 무려 16대의 택시를 털었습니다.
이들이 이렇게 단시간에 절도 행각을 벌인 이유! 그중 1명이 어린 딸을 둔 10대 가장이었기 때문입니다.
10대에 아빠가 된 A군. 다음 주 백일을 맞는 딸을 위해 선물과 분유, 기저귀를 사려고 범행을 저질렀는데요.
딸을 위해 절도를 저지른 이 철부지 아빠, 하지만 부양가족이 있다는 점이 참작돼 구속영장은 기각됐습니다. 누리꾼은 어떻게 봤을까요?
"백일 맞는 딸 선물 위해…" 택시 골라 턴 10대 아빠(JTBC 뉴스 2015.07.22 )
메르스를 핑계로 친정에서 엄마, 아빠께 빌붙어 지내며 맘껏 뒹굴던 어느 날 저녁.
휴대전화로 기사를 검색하시던 엄마가 큰 소리로 읽어내려 간 한 이야기다.
철부지 10대 아빠의 절도행각.
정말 누리꾼은 어떤 반응들을 보였을까?
난
"그 마음 참 갸륵하네.. "
하며 미소를 지어버렸다.
택시강도를 칭찬하다니.
순간 내 자신이 한 생각과 행동에 스스로 의아했지만 이내 그런 생각이 뒤따랐다.
'자기 자식 죽이는 부모도 있는데 딸 아이 백일 선물 사주려고 그랬다잖아. 착하네.'
물론 방법이 잘 못 되었음을 안다.
하지만 아직 '10대'라는 안타까운 사정이 있으니 그의 방법 보단 그의 마음에 더 점수를 주고 싶었다.
더군다나 요즘 자꾸만 친부모 손에 살해된 아이들의 소식이 들리다 보니 난 그 10대 청소년의 이야기에서 '절도'보단 '딸을 위해'가 더 와 닿았던 것 같다.
끔찍한 사건이었다.
갓 태어난 아기가 택배로 배달되었다.
물론 아기는 숨져있었다.
이미 죽은 아이를 택배로 보낸 건 아이를 낳은 산모였고, 수신인은 그녀의 친정엄마였다.
기사엔 이렇게 제목이 달렸다.
"신생아 택배 비정한 母...마지막에 의지한 친정엄마(뉴시스. 2015.06.07)"
최악의 순간에 자신을 도와 줄 거라 믿었던 사람은 바로 자신의 엄마였단 것이었다.
그렇다.
누구나 마지막 순간까지 의지 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를 꼽으라면 아마 그 사람은 '엄마'일 것이다.
그 아기도 그랬을 것이다.
갓 태어난 아기가 제대로 울어보지도 못 한 채 숨이 끊어지던 순간에 마지막으로 찾을 수 있는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목을 죄는 엄마였을 것이다.
나를 지켜주고 나의 고통을 같이 아파해 줄 엄마의 손에 목숨을 잃는 아이들 만큼 세상에 불행한 아이가 또 있을까.
삼시 세 끼 밍키가 새끼를 낳았다.
응급상황이라 제왕절개를 해야 했다.
아물지 않은 상처가 꽤 아플 텐데도 밍키는 새끼부터 살뜰이 핥았다.
행여 새끼를 밟을까 봐 아픈 몸을 조심조심 옮겼고, 자다가도 새끼가 젖을 찾으면 젖부터 물렸다.
우리 아기도 신생아였던 시절엔 밤낮없이 2시간 마다 젖을 찾았었다.
하루 종일 비몽사몽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미역국을 마시며 친정엄마한테 하소연했다.
"엄마, 내가 수능이나 임고를 앞두고도 '새벽에 일어나 공부해야지'했던 각오를 실행한 적이 없는데 아기 젖 먹이러 두 시간마다 꼬박 꼬박 일어난다?!"
결코 내가 '좋은 엄마'라서가 아니다.
아무것도 스스로 할 수 없는 아기가 내게 온전히 의지하고 있기에 졸려도 몸을 일으켜 아기를 안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 우리 아기는 곧 9개월이 된다.
기어서 여기 저기 원하는 곳 어디든 갈 수 있고, 두 손으로 복숭아를 꼭 쥐고 옴삭 옴삭 잘도 베어 먹을 만큼 혼자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지만 배가 고프거나 잠이 오면 엄마가 꼭 있어야 한다.
할머니가, 할아버지가, 아빠가 아무리 달래고 얼러도 엄마가 있어야 상황이 해결된다.
엄마는 그렇게 아기의 마지막 보루 같은 존재이다.
한낱 짐승인 밍키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헌데, 그런 엄마의 손에 목숨을 빼앗긴 아이들의 소식이 잦다.
그 아이들에겐 정말 무슨 말로 위로를 전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