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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미 Aug 15. 2015

매일 추억을 만들며 울고 웃는다.

비록 내 겨드랑이 색이 검게 변했어도...

 머리 단발 라버릴까? 요즘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머릴 묶으니    없네. .


  , 니에게서 카톡이 왔다. 


 눈을 게슴 뜨고 답문을 보냈다.


. .  머리에 잔디가 . . .


나의  죽은  답에 이어 니의 웃음소리가 렸다.

분명 문자로 보내     소리가 너무도 하게  귓가에 스쳤다.


 나도 알아 잔디. . 그거 뭔지  알아. 


, 아마 아기를 낳아본 경험 있는 여자라면 굳이 사진으로 확인시키지 않아  얘기를 이해  것이다. 


잔디머. 


이마 한가운 1.5cm 남짓 길이의 머리카락 았다.

출산    마냥 빠지던   자리를   새싹  매워주, 어찌 보면 으로 고마운 잔디머리다.

덕분에 어젠 가족사 찍었는데 다른   겼어도 잔디 머리만큼 원한 기록으로 남겨졌다.

앗, 엄마 머리에 잔디가 났네요?!뽑아드릴까영?

. . 어디  뿐이겠는가.

이가 태어난 이후  많은  잃었다.

록하던  대신  처진 이나 푸석한 피부   것은 론이며, 신에서 비롯된 담석증으로 꼬꾸라지기를  , 24시간  1분의 자유 시간도 없는   부족하기 만한 수면. 그리고    무거워지는 아들 덕에 휘어가는 허리까.


 아이가   속에 있다는 사실을 았을     예상했었, 연하게 받아들이리라 생각했었지만 조리원에서 처음 샤워하던  마주한 시커멓게 변한 겨드랑 깔은  예상하지  충격이었다.

 누구도 내게   겨드랑 색이 바뀐다고  이는 없었는데. .


이 아이 하나와 맞바꾼 것이 너무 많아. .


  급격하게 우울함 려왔을  주변 사람들을 붙잡고  하소연했던 말이다.

아직 미혼의 친구들은  이야기에 적잖이  눈치였 이미 출산의 경험  친구나 니들은 랐다.


괜찮아, 차차 좋아지더라.

나도 그랬. 걱정.


라며  공감 위로를 건네주었다.

에서 친하게 지내던 니는 진해진 임신선과 배꼽 색은  6개월쯤부터 목욕할 때마다 살살 밀면 때처럼 벗겨진다고 쿨하 방법을 주기도 했다.

그러면 모두가 공통적으로  하길,


그래도 아   웃어주면 그런 서글픔도  가시지 않아?


그래서 다들 '엄마'인가 보다.

나의 많은 것을 잃었지만 자식이 어주는  만으로  모든 것을 ''  있는.


그러고 보면 ' '들과 맞바꾼  단순히   '하나' 아니라,   주는 매일의 '추억' 아닌가 싶다.


언젠가 아기를 재우다 문득 이런 일기를  적이 있다.

추억이 아름다운 이유

하루 하루 다를게 없는 일상 속에서 순간 순간 남기고 싶은 장면이 있다.
그런 장면은 짧든 길든 기억 속에 남아있는다. 그걸 우리는 추억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잠깐 동안, 혹은 오랫동안 머리에 맴돌던 그 추억은 묘하게 느낌으로 가슴에 남았다가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다. 저장공간은 한계가 있고, 매 순간 새로운 추억이 차오르기 때문이다.

오늘도 남편은 늦는다.
혼자 아기와 설레고도 지루한 하루를 보내고 돌아온 취침시간.
여느 때처럼 저녁 약을 먹고 졸음이 가물가물하는 우리 아기에게 젖을 물린다.
잠결에 쭈쭈를 하던 아기가 평소처럼 잠드나 싶더니 갑자기 눈을 똥그랗게 뜨고 나를 올려다본다.
어둑어둑한 안방, 거실에서 스며오는 희미한 불빛에 아기의 얼굴이 보인다.
귀여운 소리도 낸다.
손도 빨았다가 눈도 깜빡였다가.
잠결에 하는 행동인가 꿈결에 하는 행동인가.

그 모습이 몹시도 예쁘다.
말로는,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장면이 내 눈 앞에 펼쳐진다.
내 눈에 카메라가 달려있다면 당장 녹화를 시작하겠지만 그럴 수가 없다.
이 장면은 이렇게 내 눈에 잠깐 머물다가 잊힐 텐데..
잊고 싶지 않은 장면이다. 수시로 생각날 때면 꺼내어보고 싶은 장면이다.

마음으로 아기에게 말했다.
오랫동안 이 모습을 잊지 않게 지금 열심히 널 보고 있다고.

하지만 벌써 아른아른 장면이 흐려진다.
어느 날엔 이 장면은 잔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지겠지.
하지만 그 순간의 묘한 기분과 느낌은 오래도록 남겠지?

소중한 순간의 대부분은 그런 것 같다.
너무 찰나의 순간으로 지나가버리기에 더 가슴에 추억으로 아로 새겨지는 것 같다.

연애를 했던 때에도, 여행을 갔던 때에도.
일부러 포즈를 취하고 공을 들여 찍은 사진보다는
함께 마주 보며 얘기하다 나누는 눈빛이나 따뜻하게 손잡아주던 온기 같은 것들이 사실은 더 오래 남기고 싶은 순간인데.
그저 느낌으로 남아있다 그마저도 사라지기에
추억은 더 그립고 더 아련하고 또 아름다운가 보다.

아기 덕분에 간만에 감성에 빠져본다.
술 취한 남편의 귀가가 이 감성을 깨지 않길 바라본다.
                                                 2015.3.19

 일기를 썼던   날처럼, 아주 나의 에도  내게 추억을 선물해주고 있다.


록한 허리 대신 멋지게 뒤집기 성공하는 면을. 

매끈하던 피부 대신 까르르  싱그러운 목소리를.

여유로운 티타임  내게 안겨 들어오는  행복한 허그를.


 순간 록하기에도 버거울 만큼 많은 추억을 ' ' 대신, 아니  보다  넘치게  .


그래서  오늘도 감사히 울고 는다.

비록  겨드랑 색은 검게 변했어 말이다.

크헉! 엄마 겨드랑이가 이상해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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