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훈련이 어려운 이유

고양이가 훈련되지 않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고양이는 갖고 싶거나, 하고 싶은 욕구가 없다. 욕구가 없다는 건 훈련이 어렵다는 것을 암시한다. 간식을 먹고 싶어야 훈련이 되는데, 원하는 것이 없는데 어떻게 훈련이 되겠는가! 주인에게 충성하고 싶고, 간식이 먹고 싶은 개와 그 따위에 관심 없는 고양이는 완전히 다른 동물이다. 개 훈련소는 있지만, 고양이 훈련소가 없는 이유는 그래서이다. 고양이 훈련이 절대 만만치 않다.

자꾸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계획은 원대하되 마무리 짓지 못하는 사람들, 바로 나 같은 사람이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호기심도 많아 재료는 얼른 구매하지만, 하다 말기 일쑤라 꿰어 놓지 못한 진주알이 서랍 가득 늘어져 있다. 취미 부자라고 근사한 이름을 붙였지만, 금세 포기해버리는 내 성격이 부끄럽다.

나는 아무래도 고양잇과인가 보다. 꼭 이뤄내겠다는 욕구가 없는 고양이는 사냥놀이를 하다가도 귀찮으면 그 자리에 누워 버리고, 간식 놀이를 하면서 난이도를 조금 올리면, 바로 나를 쳐다보며 야옹 거린다. 집사야 꺼내라. 이런 식! 애교로 무장된 존재가 야옹하며 자신의 몸을 나에게 비비며 애교를 부리기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간식을 꺼내 훈련이고 뭐고 고양이 입에 넣어주고 만다.

또, 속았다.

고양이의 애교에 눈뜨고 코 베인 격이다. 북어 트릿 간식을 벌써 5개나 가져다 받쳤다.

훈련을 하겠다 강하게 마음먹었지만, 어느새 고양이 입속에 넣어주고 있다.

이래 가지고, 훈련이 가능할까?

정신 차려야겠다.

이렇게 이쁜데?

정신 차릴거냐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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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인문학 

꿈이 없다. 

하고 싶은 것도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꾸 내게 

꿈을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