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고양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 고양이도 아가들처럼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범백혈구 감소증, 칼리시, 허피스 이렇게 3종 종합백신을 맞으러 갔다.
후추는 지금까지 총 3군데 병원에 방문했다. 첫 번째 병원은 고양이를 다루는 병원이라는 후기를 보고 갔다. 거기서 2차 종합백신을 맞았다. 의사는 능숙했다. 후추에게 습식 캔을 따줬고, 처음 먹어본 습식 캔이 너무 맛있어 정신없는 후추의 등에 아무도 모르게 스윽~ `바늘을 꽂았다. 첫, 주사를 성공적으로 끝낸 후, '병원 가는 게 힘든 일이 아니구나~ 우리 후추 잘하네!' 라며 안심이 되었다.
그런데 고민이 생겼다. 병원에 개와 사람, 대기자가 너무 많아 후추가 무척 불안해했다. 사람들이 아기 고양이가 신기해서 자꾸 들여다보니 당사자 후추는 낯선 이 상황에 힘들어하는 게 보였다. 안 되겠다 싶어 3차 예방접종은 한적한 병원을 골랐다. 여기서도 수의사가 고양이를 키운다. 수의사가 키우는 고양이들은 모두 거대 고양이였고, 움직임이 별로 없었다. 하루 종일 그 자리에서 떠나질 않았고 만져도 반응이 없었다. 역시 아기 고양이랑은 다른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두 번째 만난 여 의사는 설명도 잘해주고, 후추가 채터링도 한다며 똑똑하다고 칭찬도 해줬다. 하지만, 주사를 놓을 때 문제가 발생했다. 후추 앞발에다가 주사를 놓으려 했다. 따끔한 주사가 당황스러운 후추는 앙칼지게 다리를 뺐고, 다시 잡아 주사를 놓으려 급하게 간호사를 불렀다. 간호사가 누르고, 수의사에게 발이 잡힌 후추는 유리창 너머로 나를 쳐다보며 '집사, 왜 나를 여기에 둔 거야? 어서 나를 데려가!'라는 눈빛을 보내며 앙칼지게 울었다. 그 소리가 얼마나 큰지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어렵게 주사를 맞고 온 고양이는 케이지에 들어가서도 울며 화를 냈다. 수의사 샘은 다음에 항체검사를 해서 잘 형성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여길 또 오라고? 무척 고민이 되었지만 집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이라 위급한 상황에 뛰어 갈수 있으니 이곳을 알아두는 게 좋을 것 같았다. 할 수 없이 정해진 기간에 다시 병원을 방문했다. 그런데, 여기서 일이 터졌다!!!
그 이야기는 다음 편..
고양이 인문학
마음 예방접종을 맞았다면
덜 아팠을텐데..
마음의 병 치료해 주는
주사는 없나요?
미리 아플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