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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 로지 Mar 08. 2021

쉼표 찍은 월요일

오늘은 쉬는 날.


어제 오후에 출근하여 늦게까지 매장에서 업무를 마치고, 오늘은 시원하게 늦잠 자고, 남편은 침대 위에서 출근시켰다.

적당한 사진을 찾지 못해...노트북을 주인공으로!

하지만, 쉬는 날에 고객 및 방문객 모드로 다른 매장에 다녀온 것은 안 비밀...!

예전부터 계속 '커피 한 잔 해야지...'라고 생각한, 다른 매장에 동료분을 뵙고 오는 길.


가끔, 아니 자주 나와 같은 위치에서 같을 처지에서 같은 업무를 하는 동료들과 연대(?)는, 아주 영감을 준다. 나 혼자라고 생각했던 세상에 - 마치 god의 '촛불 하나'처럼 - 아, 이 사람도 있구나, 저 사람도 있구나, 그냥 결국 우린 다 똑같구나 라고 생각하게 된다.


코로나 시대에 입사하고, 업무를 해 왔기 때문에 우리는 마치 랜선 친구들이 오프라인에서 만난 것 과 같은 들뜸이 있었다. 그 목소리, 그 얼굴 모두 봤지만, 아무렴 실제로 보는 얼굴과 에너지에서 오는 느낌은 더 생기 있고, 따뜻했다. 인사 업무를 하면서, 사람들의 에너지를 느끼지/만들지 못하는 그런 슬픈 시대인데, 어서 이 시간이 지나고, 나의 본연의 업무에 충실히 돌아갈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새삼스레 바라게 되었다.


처음 만나서 대화하는 테이블인데, 2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나는 조금 이기적 이게도 내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다. 매일 만나는 동료들에게는 쉽사리 하지 못하는 내 고민, 어려움 그리고 생각들. 어쩌면 조금 거리가 있는 사람에게 (심리적/물리적) 우리는 자신의 포장지와 껍데기를 조금은 쉽게 풀어놓을 수 있는지도.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결혼, 이사, 이직 그리고 코로나로 급격하게 달라진 내 개인적인 인간사회활동으로, 최근 많은 에너지를 단 한 사람, 남편에게 쏟아내고 있었다. 원래 잘 들어주는 남편이지만, 그래도 가끔은 미안하고, 조금 과하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 가정의 화목(?)을 위해서라도, 발란스 있는 에너지 발산이 필요하다. 그래서 요즘 더 회사에서 하이텐션으로 업무 하나보다.


원래 가려고 한 카페 두 곳이, 월요일 모두 휴무랜다.

급하게 검색해서 들어온 카페는 나쁘지 않으나, 단체손님 테이블이 막 도착하여 대화를 시작하시는 것을 보니, 나는 이제 가방 들고 집에 갈 때가 되었다 ㅎㅎㅎ.


쉼표 찍은 월요일, 좋은 에너지로 내일 우리 팀들에게 출근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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