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쉬는 날.
어제 오후에 출근하여 늦게까지 매장에서 업무를 마치고, 오늘은 시원하게 늦잠 자고, 남편은 침대 위에서 출근시켰다.
하지만, 쉬는 날에 고객 및 방문객 모드로 다른 매장에 다녀온 것은 안 비밀...!
예전부터 계속 '커피 한 잔 해야지...'라고 생각한, 다른 매장에 동료분을 뵙고 오는 길.
가끔, 아니 자주 나와 같은 위치에서 같을 처지에서 같은 업무를 하는 동료들과 연대(?)는, 아주 영감을 준다. 나 혼자라고 생각했던 세상에 - 마치 god의 '촛불 하나'처럼 - 아, 이 사람도 있구나, 저 사람도 있구나, 그냥 결국 우린 다 똑같구나 라고 생각하게 된다.
코로나 시대에 입사하고, 업무를 해 왔기 때문에 우리는 마치 랜선 친구들이 오프라인에서 만난 것 과 같은 들뜸이 있었다. 그 목소리, 그 얼굴 모두 봤지만, 아무렴 실제로 보는 얼굴과 에너지에서 오는 느낌은 더 생기 있고, 따뜻했다. 인사 업무를 하면서, 사람들의 에너지를 느끼지/만들지 못하는 그런 슬픈 시대인데, 어서 이 시간이 지나고, 나의 본연의 업무에 충실히 돌아갈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새삼스레 바라게 되었다.
처음 만나서 대화하는 테이블인데, 2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나는 조금 이기적 이게도 내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다. 매일 만나는 동료들에게는 쉽사리 하지 못하는 내 고민, 어려움 그리고 생각들. 어쩌면 조금 거리가 있는 사람에게 (심리적/물리적) 우리는 자신의 포장지와 껍데기를 조금은 쉽게 풀어놓을 수 있는지도.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결혼, 이사, 이직 그리고 코로나로 급격하게 달라진 내 개인적인 인간사회활동으로, 최근 많은 에너지를 단 한 사람, 남편에게 쏟아내고 있었다. 원래 잘 들어주는 남편이지만, 그래도 가끔은 미안하고, 조금 과하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 가정의 화목(?)을 위해서라도, 발란스 있는 에너지 발산이 필요하다. 그래서 요즘 더 회사에서 하이텐션으로 업무 하나보다.
원래 가려고 한 카페 두 곳이, 월요일 모두 휴무랜다.
급하게 검색해서 들어온 카페는 나쁘지 않으나, 단체손님 테이블이 막 도착하여 대화를 시작하시는 것을 보니, 나는 이제 가방 들고 집에 갈 때가 되었다 ㅎㅎㅎ.
쉼표 찍은 월요일, 좋은 에너지로 내일 우리 팀들에게 출근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