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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고래 Jun 09. 2023

2년차 중등특수교사의
학급 환경 정리 & 학급 경영-1

새내기 특수교사의 의미있는 첫 도전기

무릇 학급 환경 정리와 학급 경영이라 함은 신학기 3월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 이 보편적인 통념을 나도 몰랐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작년 한 해의 경험이 무색하게도 올해 3월은 늘어난 아이들의 수 만큼 새로웠기에 나도 다시 적응하기에 바빠 환경 정리와 학급 경영은 그림의 떡이었다. (서론부터 변명이라니!)


그러나 드디어 6월이 되니 정신차리고 주위를 둘러볼 정도의 여유가 생겼고,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마음이 넉넉해지니 이것저것 새롭게 시도하고픈 마음도 꿈틀댔다. 늦은건 아닌가 망설일 때마다 내가 자동응답기처럼 되새기는 명수옹의 명언을 다시 떠올리며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세상 의지 없는 얼굴로 인생 조언 해주시는 명수옹

이 일도 제대로 하자니 이리저리 궁리도 하고, 물품도 주문하는 등 소소하고 잔잔하게 할 일이 많아 시간이 꽤 걸렸으나, 끝내고 나니 뿌듯했다...! 기 보다는 사실 '뭘 많이 준비했는데 뭐가 없네..' 싶은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다ㅎ 그럼에도 내가 고민한 과정이 결코 헛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정리하고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부끄럽지만 기록해보고자 한다. 




1. 생기있는 아침을 여는 감정 출석부
물품 정보: [아이스크림] 옥이샘의 감정툰 출석부 (감정 출석부) / 아이스크림몰

*감정출석부 활동에 흥미와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 기본 제공되는 자석에 아이들과 교사들의 사진을 코팅해서 붙였다ㅎㅎ 아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나도 출근할 때마다 붙이고 교실에 들어선다.

여름 소인수 협동화 도안 출처: 픽미쌤TV (유튜브)

나는 학생들이 원적학급에 등교하기 전 먼저 특수학급에 들러서 개별 아침조회를 할 수 있도록 한다. 

그것이 우리반의 여러 일과 중 첫 번째 루틴이다. 일과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반복하게 하는 것은 특수학급 학생들에게 너무나 중요하다. 왜냐하면 첫째, 반복훈련을 통해 일과를 자기주도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둘째, 루틴으로 하루 일과가 예측 가능해짐에 따라 학교생활에 안정감을 느낀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아침조회 때는 특수학급에 내려와야 하는 교과 시간, 챙겨야 하는 준비물이나 가정통신문, 주요 일정 등에 대해 물어보거나 안내하고 필요한 학생에게는 학교 생활 중 지켜야 하는 약속 목록을 읽는 것 까지도 시킨다. 


작년부터 이렇게 운영하다보니 아이들이 확실히 이전보다 자신이 챙겨야 할 것을 잘 챙기고, 좀 더 안정감이 생긴 것 같다는 변화는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아침 조회시간이 다소 딱딱한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이를 좀 더 개선하고자 고민 끝에 도입한 것이 바로 감정툰 출석부.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자신의 얼굴 자석을 붙일 수 있도록 문 앞에 감정툰 출석부를 두었다. 그러면 학생들은 등교와 동시에 지금 자신의 기분에 자신의 자석을 붙이고, 나는 자연스럽게 학생에게 관심을 보이며 스몰톡을 진행할 수 있다. 학생들과 일상대화를 자연스럽게 시작하기에 좋고, 또 과하지 않아서 좋다. 하다보니 예상치 못했던 단점도 나타났는데 그건 바로 애들이 얘기를 너무 많이해서 조회 시간이 길어진다는 점...ㅎㅎ 

노련하고 티나지 않게 대화를 마무리 짓는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2. 양치도구가 깨끗해야 양치하는 보람이 있다. -양치도구 보관함 마련
라벨기를 사고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 이젠 매번 인쇄하고 오리고 테이프 붙이지 않아도 된다고ㅠㅠ

점심식사 후 꼭 반에 들러서 양치를 하고 가도록 한다. 처음에는 자기 사물함 안에 양치도구를 보관하는게 당연하지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어둡고 통풍도 잘 안되는 곳에 물기가 묻어있는 물건이 계속 있다? 아이고 내가 애들 치아 관리는 커녕 곰팡이 양성소를 만들겠구나 싶었다. 더 빨리 알아채지 못한 점이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다행히 애들 양치컵과 칫솔에는 이상이 없어서 생각났을 때 바로 위치를 옮겨두고 애들에게 앞으로 두어야 할 위치와 그 이유를 설명했다. 다들 바로 적응해서 바구니에 잘 놓아두고 있다. 그래도 방심은 금물. 가끔 개수를 헤아리다 보면 꼭 하나씩 비는데 매번 다른 양치컵이다. 아이들이 이런식으로 나의 기강을 바로 잡아줄 때마다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난다ㅠㅠ (이게 우리 애들 매력이지)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다음 내용은 다른 게시글로 쓰는 것이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이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 같다!ㅋㅋ 내용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생겼다면 다음 글도 기다려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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