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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Nov 09. 2022

친구신청

어느 날 부목사는 나에게 말했다.

함께 차를 타고 가는 데 불쑥 꺼낸 말이었다.

“목사님이 건방지다고 하네요”

이 무슨 소리인가?

지금까지 그 누구에게도 건방지게 행동한 적이 없다고 자부하며 살았는데 말이다.

“누가 그런 말을 해요?”

“제 친구 목사가요.”

“왜 그렇게 말했는데요?”

“목사님에게 페이스북 친구 신청을 했는데 받아주지 않았다고 그런 말을 하네요.”


페이스북에 짧은 글을 쓰는 나에게 매일 같이 페친 신청이 들어온다.

솔직히 페친 신청이 들어오면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

내 글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썼는지 일일이 살펴보고 친구수락을 하기 때문이다.

나에게 페친 신청한 그 목사의 이름을 들었으나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 사람이다.

댓글도 달지 않았고, '좋아요'를 누르지도 않았다.

부목사 친구라고 했으니 대략 20년 차이가 나는 것 같은데…

나를 알지도 못하면서 건방지다고 평가하는 것 자체에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사람은 자기중심적으로 살아간다.

나도 그렇고, 친구 신청하는 사람들도 그렇고, 모두가 그렇다.

그러나 세상의 질병은 이런 자기중심적인 소외에서 비롯된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 SNS를 하루에 몇 시간씩 들여다보지만, 연구에 따르면 이것은 오히려 정신건강을 해치고, 진정한 교제를 나누어야 할 주변 사람과의 관계 또한 해친다.

나는 SNS가 관계를 위한 도구라 생각하지 않고, 나의 묵상, 내 생각을 발표하는 장이라고 생각한다.

동의하는 분들이 있다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실망하지도 않는다.

나는 글쓰기를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고, 때로 나를 치유하고, 건강하게 하는 도구로 생각한다.

내가 SNS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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