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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Sep 10. 2015

인도의 슬럼가 학교

눈물의 초코파이

우리는 다시 찬디가르를 떠나서 델리로 돌아가야 했다.

3박 4일간 현지인과 함께 생활하는 현지 체험을 위해 고리강가라는 마을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델리로 돌아가는 도중 우리는 인도의 슬럼가에 있는 다야사가르(자비의 강) 학교를 잠시 들리기로 했다.

학교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초라하였다.

학교 건물이 불과 백만 원짜리라고 하니 짐작할만 하다.

학교는 대나무 같은 것으로 얼기설기 짜서 세웠다.

슬럼가는 천막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사람들은 마당에 간이침대를 만들어 놓고 거기서 숙식을 해결하였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가슴이 무거워졌다.

조그만 문을 허리 숙여 들어가니 10여 평도 안되는 작은 학교 안에 꼬마 아이들이 우리를 향하여 밝게 웃으면서 인사를 하였다.

뭐라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가슴이 뭉클했다.

아이들은 천진난만한 미소로 웃으면서 우리를 바라보는데 가슴이 먹먹해졌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가지고 간 초코파이를 하나씩 나누어 주는 것이 전부였다.

초코파이 하나씩 받아든 아이들은 고개 숙여 감사 기도를 드렸다.

선생의 말에 의하면 그게 그 아이들의 점심식사라고 하였다.

어떤 아이들은 하루 한 끼 겨우 먹는다고 한다.

초코파이 하나 놓고서 간절히 기도하는 아이들 앞에서 나는 할 말을 잃었다.

그 아이들에게는 이 작은 과자가 너무나 큰 은혜고 축복일는지 모르지만, 우리의 손은 한없이 부끄러웠다.

"더 가져올걸..."

함께 간 세 남자의 눈에는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카메라를 들어서 아이들을 찍는 것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준비한 노래를 불러주었다.

율동과 더불어 힌디어로 부르는데 통역에 의하면

주님과 함께라면 우리는 결코 물러서지 않으리.

주님과 함께라면 우리는 앞으로 전지하리!” 였다.

그래. 아이들아 부디 이 대나무 학교에서 조금이라도 더 배워 하루속히 슬럼가를 탈출하거라.

슬럼가 학교는 세 개가 있는데 교장 선생님 한 분과 12명의 선생님이 운영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 세 군데 학교를 다 방문하고 초코파이를 나누어주었다.

어느 곳을 가나 상황과 형편은 똑같았다.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사실에 그저 기도만 드릴 뿐이었다.

이 슬럼가에서 자원하여 봉사하고 있는 선생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그곳 어린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따스한 도움의 손길이 열리기를 기도하였다.


인도 여행기 

8. 눈물의 초코파이 - 슬럼가 학교

7. 최악의 델리 여행

6. 인도 요리

5. 빨래하는 사람들

4. 마사지와 라씨

3. 바라나시에서 만난 철수 

2. 바라나시에서 첫 날

1. 인도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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