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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Sep 12. 2015

세네카의 유비무환(有備無患)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말이 있다. 

평소에 준비가 철저하면 후에 근심이 없다는 뜻이다.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가 바로 그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평소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으면, 아무리 큰 시험이 다가와도 능히 견디어 내지만 

생각지도 못하고 있을 때 어려운 일이 다가오면, 사람들은 엄청난 상처를 받게 된다. 


세네카는 자기 제자에 의해 죽임을 당하게 되었지만, 조금도 두려워하거나 당황하지 않았다. 

사실 세네카는 살아가면서 많은 좌절을 경험했다. 

유력한 가문에서 태어난 세네카는 사실상 출세가 보장되었다. 

그러나 20대 초반 천식과 결핵으로 6년 동안 앓는 바람에 우울증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늦은 나이에 정계에 진출하였지만, 음모에 휘말려 억울하게 유배를 당하였다. 

8년 동안의 유배생활을 마치고 다시 복귀하였는데 그 또한 악연이었다. 

어린 네로의 가정교사로 복귀한 것이다. 

자기 아들을 황제로 키우고 싶어하는 네로의 어머니 아그리피나(Juilia Agrippian Mionr)가 그를 부른 것이었다. 

세네카의 죽음 - 자크 루이 다비드(Jacques Louis David)

황제로 등극한 네로는 처음 5년간은 세네카의 충고를 받으며 선정을 베풀었다. 

그러나 어머니 아그리피나를 살해한 뒤부터 네로는 폭정을 일삼기 시작하였다. 

폭군을 선도하려는 세네카의 이상과 꿈은 딱딱한 현실 앞에 번번이 좌절하고 만다.  

결국, 세네카는 은퇴를 결심하고 네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초야에 자신을 숨긴다. 

이는 네로의 의심을 사게 되고 결국은 그에게 죽임을 당하게 된다. 


세네카의 명상록에는 이런 말이 있다. 

“누구나 죽을 운명으로 태어났고, 우리 역시 죽을 운명의 아이를 낳는 법이야. 

모든 것에 기대를 거는 한편으로 어떤 일이든 다 닥칠 수 있다고 예측해야지.”

사람들은 세네카를 운명론에 사로잡힌 체념적 철학자라고 말한다. 

얼마든지 그렇게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그가 나에게 주는 지혜는 언제든 최악의 상황을 예상하고 준비하라. 

그러면 평정심을 찾을 수 있고, 또 그것을 능히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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