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풋내기 전도사 시절 난 친구 전도사들과 고스톱을 쳤다.
사람들이 왜 고스톱에 빠지는지 알아봐야겠다는 장난기 섞인 결정이었다.
그냥 치면 아무 재미가 없기에 점당 100원짜리 고스톱을 쳤다.
우리는 금방 실증을 낼 줄 알았다.
그건 오산이었다.
우리는 금세 도박 중독자처럼 밤을 새워 고스톱을 쳤다.
월요일 쉬는 날이면 친구 전도사 집을 돌아가면서 고스톱을 쳤다.
나중에 부인들이 신고한다면서 싫은 기색을 드러냈지만, 우리는 멈출 줄 몰랐다.
우리는 서서히 중독되어 가고 있었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 나는 굳게 결심했다.
이제 그만둘 때가 된 것 같았다.
그 후로 나는 비슷한 중독에 빠져들었다.
한때 갤러그와 벽돌 깨기 게임에 빠져든 적이 있었다.
여지없이 중독의 그늘에서 헤매다 겨우 빠져나왔다.
대학 입학할 때 아버지에게 선물로 받은 카메라가 있다.
그때는 필름도 비싸고, 인화하는 것도 비싸기에 자주 찍지 못하였다.
그러다 디지털카메라가 나오면서 나는 사진에 빠져들기 시작하였다.
사진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개인전도 두 번이나 열었다.
사진을 강의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가게 되었다.
한마디로 사진에 중독되었다.
나는 무언가 중독되었다고 생각하면, 그때부터 고민하게 된다.
끊어야 할 것인가?
결국, 나는 카메라를 손에서 놓게 되었다.
그 후 내가 빠져든 것을 따지면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바둑(인터넷 3단).
커피(직접 로스팅하여 커피를 마신다.)
테니스(운동에는 소질이 없지만, 필리핀에 있을 때 가장 즐겼던 운동이다.)
페이스북(이것 때문에 버킷리스트에 있던 책 출간의 꿈도 이루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중독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나는 버릇처럼 그것들에서 멀리 도망가버린다.
그리고 제삼자적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할 때까지 멈추어 기다린다.
나의 평생에 나를 몰입시키고 중독시키지만, 결코 벗어나고 싶지 않은 분은 오직 주님 뿐이기를.
주님 한 분만으로 만족해야 하는데 나의 마음을 빼앗아 가려고 하는 것이 아직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