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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Oct 01. 2015

감정도 습관이다.

영화 인턴을 보고 나서 

‘감정은 습관이다.’라는 책이 있다. 

“나의 부정적인 성격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부정적인 감정 습관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작가의 말은 그 반대도 가능하다. 

행복한 사람을 보면 그는 어디를 가든, 어떤 환경에 있든 항상 주변을 행복하게 만든다. 

구약성경에 요셉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그는 형들에게 미움을 받아 이집트에 노예로 팔려간다. 

이보다 더 비참한 삶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내 자기 주변을 행복하게 만든다. 

주인은 그를 자기 집안의 모든 것을 관장하는 집사장으로 삼는다. 

그런 그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게 된다. 

지금까지 주인에게 보여주었던 충성심과 신실함이 단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 

고대 감옥에는 인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요셉은 그 감옥 안에서도 역시 주변 모든 사람에게 행복을 나누어준다. 

마침내 간수장은 요셉에게 감옥 안의 제반 사무를 다 맡겼다. 

그때 그의 나이 불과 30도 되기 전이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행복 메이커는 어디를 가든 행복 전도사가 된다. 

영화 인턴에서 로버트 드 니로가 바로 그런 역할을 맡았다. 

한 회사에서 42년간 근무하다 정년퇴직한 그는 3년 전에 사랑하는 부인을 잃었다. 

나이 70이 되어서 남부럽지 않은 노후생활을 즐기는 그였지만, 그래도 무언가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었다. 

그는 에너자이저였다. 

그냥 일벌레같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주변을 행복하게 만드는 에너자이저였다. 

우연히 시니어 인턴 모집 광고를 보고 들어간 곳은 온라인 패션 쇼핑몰 회사다. 

불과 1년 반 만에 220명이 넘는 회사로 성장시킨 CEO는 까칠하기로 소문난 앤 해서웨이다. 

사업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그녀지만, 인간관계에는 서투른 면을 드러낸다. 

사업이 날로 확장되면서 그녀는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라는 이사회의 압력을 받는다.

지금까지 몸과 마음을 바쳐 회사를 위해 뛰다 보니 남편과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도 못했다. 

그녀는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고 가정으로 돌아가 주부로서 책임을 감당할까도 생각하였다. 

그러던 차에 로버트 드 니로가 그녀의 인턴사원으로 들어간다. 

그녀는 로버트 드 니로에게 솔직하게 말한다. 

"우리 회사는 노인에게 이런 배려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하여 생색내기용으로 하는거에요."

그녀는 '노인네가 무슨 일을 하겠어!' 하면서 아무 일도 시키지 않는다. 

비록 아무 일도 주어지지 않았지만, 로버트 드 니로의 성품은 그냥 있을 사람이 아니다. 

그는 여사장이 날마다 지적하지만, 아무도 하려들지 않았던 정리정돈을 깨끗하게 처리하였다. 

그는 스스로 할 일을 찾아서 해낼 뿐만 아니라 어느새 주변의 모든 사람의 정신적 멘토가 되어간다. 

42년 회사생활의 풍부한 경험과 인생 경험으로 때론 연애 상담을, 때론 직장생활의 코칭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노인의 주책스런 간섭이 아닌 따뜻한 사랑으로 직원들의 마음을 만져주었다. 

그로 말미암아 회사의 분위기가 점점 바뀌어갔다. 

나이 많은 노인이라고, 능력 없다고, 탓할 것이 하나도 아니다. 

그는 말 그대로 행복 전도사였다. 

그가 늘 손수건을 챙기는 것을 보고 한 직원이 묻는다. 

"손수건은 왜 필요하지요?"

"손수건은 상대에게 주기 위한 거야! 여자가 울때 손수건을 주라고."

그의 손수건에 담긴 철학은 위력을 발휘한다. 

마침내 까탈스럽기로 유명한 앤 해서웨이도 마음 문을 열고 그의 어깨에 기댄다. 

영화를 보는 모든 사람에게도 훈훈한 행복을 나누어준다. 

행복한 감정으로 습관화된 로버트 드 니로같이 나이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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